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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질 바이든 여사에 파격 예우…상대 가리는 ‘오모테나시’에 선수들 허탈
각국 정상 만난 장소 아닌 별관서 바이든 여사 만나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내외가 22일 도쿄 올림픽 참석차 방일한 질 바이든 여사를 맞이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일본이 도쿄 올림픽 참가차 방일한 질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영부인에게 파격적 예우를 하고 있다.

23일 마이니치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저녁 열리는 도쿄올림픽 개회식 참석을 위해 전날 방일한 바이든 여사에 대해 정상급 이상의 ‘국빈’ 대접을 하고 있다.

올 1월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으로 영부인이 된 바이든 여사가 홀로 외국을 방문한 것은 일본이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전날 오후 도쿄도(都) 소재 요코타(橫田) 미 공군기지에 전용기 편으로 도착한 바이든 여사의 영접에 같은 날 중미 및 카리브해 국가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을 보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전날(22일) 잡은 정상급 외국 내빈과의 회담 일정 마지막으로 바이든 여사와 함께하는 만찬을 배치했다.

스가 총리는 22일 오후 도쿄 모토아카사카(元赤坂) 영빈관 내의 ‘히로마’(대형홀)에서 국가·국제기구의 정상급 인사로 방일한 레베카 니안뎅 드 마비오르 남수단 부통령,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UNHCR) 대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오윤엘덴 몽골 총리를 차례로 만났다.

스가 총리가 바이든 여사를 맞은 곳은 영빈관 내의 히로마가 아닌 일본풍으로 꾸며진 별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정상보다 장소의 격을 한층 높인 것이다.

일본말로 ‘최고의 환대’를 뜻하는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의 진수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일본이 도쿄 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강조한 ‘오모테나시’는 순수한 마음으로 손님을 정성으로 대접하는 마음가짐이라는 뜻으로, 일본의 전통 문화코드를 담고 있다.

하지만 상대에 따라 격에 따라 대접을 다르게 한다는 의미로도 풀이돼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한’ 일본 특유의 습성을 드러내는 단어이기도 하다.

이번 도쿄 올림픽을 맞아 올림픽의 진정한 주인이자 귀빈인 각국 선수단을 위한 시설이나 환경이 열악하다는 지적이 이례적으로 연일 쏟아지고 있는 것도 그런 사례 중 하나다.

올림픽 기간 선수들이 머무는 선수촌 시설은 열악 그 자체다. 더운 여름철 숙소에 냉장고가 없고, TV도 없다. 골판지로 만든 침대는 체격 좋은 선수들이 걸터 앉으면 내려앉기가 일쑤고, 화장실 좌변기 크기도 작아 선수들이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일본 대표 선수단 일부는 아예 선수촌에 머물지 않고 인근 특급호텔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져 참가국 선수단을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스가 총리가 바이든 여사를 만난 별관은 비단잉어가 헤엄치는 연못을 갖춘 특급 시설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일본을 처음 찾았을 때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리가 점심을 대접한 장소다.

스가 총리와 바이든 여사의 만찬에는 스가 총리 부인인 마리코 여사가 동석했다.

바이든 여사는 23일 오후 나루히토(德仁) 일왕을 예방하고 저녁에 개회식에 참석한 뒤 24일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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