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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자체·정치권 너도나도 추진...“GTX, 산으로 갈라”
노선 논란 GTX-D, 정치권 가세 대선 이슈
A·C는 역 추가 신설 100㎞ 속도유지 의문

GTX(수도권광역 급행철도) 노선과 역을 놓고 밀당과 눈치보기가 본격화됐다. 아직 대부분 노선에서 설계도 조차 완성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우리 동네 먼저” 또는 “우리 동네도 포함”을 외치는 정치권과 주민들의 목소리는 뜨겁다. 여기에 대통령 선거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도 뛰어들며 GTX의 기본 설계도가 계속 바뀌는 상황이다.

강원도 원주시와 경기도 이천시, 광주시는 최근 GTX-A 노선에 경강선을 연결할 수 있는 수서역 접속부 설치를 요구하는 내용의 건의문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성남과 여주를 오가는 경강선에서 GTX-A노선을 바로 환승할 수 있도록 수서역까지 연장하고 관련 시설도 함께 만들어 달라는 요구다.

GTX-B노선과 D노선 논란도 여전히 뜨겁다. 정부는 김포에서 강남, 하남까지 새 철로를 까는 대신 부천종합운동장역에서 GTX-B와 연계하는 방안을 확정했지만 지역 정치인들은 여전히 노선 신설을 외치고 있다. 특히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권의 대선주자들까지 가세했다. 최대 70만명으로 추산되는 김포·검단, 그리고 하남 등의 표심을 얻기 위한 전략이다.

최근 사업자 선정을 시작한 GTX-C 노선은 ‘완행열차’ 논란에 빠졌다.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왕십리역과 인덕원역 2개역 추가를 제안한 것이다. 인덕원역은 불과 3㎞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과천역이 있다. 왕십리역 역시 2㎞ 거리에 청량리역이 존재한다. 평균 시속 100㎞ 속도로 지하 100m 아래 전용선로를 달리는 GTX의 기본 개념과는 다소 동떨어진 역 추가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미 공사에 들어가 2024년 완공 예정인 GTX-A 노선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당초 10개였던 파주 운정부터 동탄까지 노선에 고양 창릉역을 추가했다. 대곡과 연신내까지 9.8㎞ 구간 사이에 역이 하나 더 생기면서 이들 3개역 간 거리는 가장 짧은 곳이 됐다. 향후 열차 개통시 실제 운행 속도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예상 완공 시점에서 2년 정도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자꾸 바뀌는 GTX 계획은 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정부에 대한 불신을 심화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치 논리에 자꾸 흔들리는 상황에서 정권이 바뀌면 또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만 가지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정호 기자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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