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 예비후보가 19일 서울 중구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 앞서 박성혜 디지털 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팀장(왼쪽부터), 박봉정숙 한국여성인권진흥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이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일본을 방문하는 것과 ‘가지 마시라’고 요청했다. 청와대는 이 후보의 글이 올라온지 약 1시간여만에 방일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1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방일, 지금은 아니다’는 글에서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우리 정부의 고심 어린 모색을 저는 잘 압니다. 그 때문에 대통령 방일이 한일 간에 협의돼온 것으로 들었습니다”며 “그러나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하는 대통령방일은 이제 접을 때가 된 것으로 저는 판단합니다. 지금 일본측의 태도로는 성공적 한일 정상회담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고 썼다.

이 후보는 이어 “G7 정상회의장에서의 약식 한일 정상회담이 일본측의 소극적 자세로 무산된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런 터에, 주한 일본 총괄공사의 수치스러운 망언이 튀어나왔고, 그에 대해 일본측은 합당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도쿄올림픽기의 독도도발, 기존 한일 현안에 대한 일본측의 경직되고 편협한 태도도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런 상황에서 한일 정상회담에 기대를 갖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일본이 세계의 신뢰받는 지도국가, 아시아의 존중받는 이웃나라이기를 원한다면, 이래서는 안 됩니다”고 맺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오후 문 대통령의 방일 및 한일정상회담과 관련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한 문 대통령이 일본을 가지 않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터진 ‘소마 망언’ 사태 등이 다각도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가 한일정상회담 무산 소식을 알린 것은 이 후보가 관련 글을 게재한 후 약 1시간여만에 결정됐다.

이날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도 강병원 최고위원은 “문 대통령의 도쿄 올림픽 개막식 참석은 일본 내 불신이 최고치인 스가 정부의 병풍만 될 것”이라고 했고 김영배 최고위원도 “일본 대사 다음의 서열 2위 인사가 우리 대통령에게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저급한 표현을 썼는데, 사석에서도 할 수 없는 말을 기자간담회에서 뱉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대통령의 방일에 반대 목소리를 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