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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에 겨울신상…패션업계 ‘시즌’이 사라진다
마진율 높은 겨울제품 여름에 판매
제조원가 낮아 판매자·고객 ‘윈윈’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한 여름에 겨울철 신상 의류가 나오는 등 패션업계에 ‘시즌’이 사라지고 있다. 날씨에 대한 민감도가 컸던 의류 소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좌지우지 되다보니 ‘계절감’이 사라지면서 패션업계의 전통적인 마케팅 기법도 변하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오는 17일과 24일 밍크코트 판매 방송을 잇달아 편성했다. 17일 오전에는 패션 프로그램 ‘스타일C’에서 자체 브랜드인 ‘셀렙샵 에디션’ 제품인 휘메일 하이넥 밍크코트를 판매한다. 24일 밤 ‘힛더스타일’에서도 밍크코트를 판매할 예정이다.

CJ온스타일이 준비한 밍크코트는 지난해 재고가 아닌 올해 신상품이다. 늦가을께 나오는 겨울 신상품을 3개월 가량 앞당겨 출시한 것이다. 보통 ‘역시즌 마케팅’은 본사의 창고를 정리하거나 다음 시즌 준비를 위한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지난해 재고 물품을 할인해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의류 매출이 계절보다 코로나19 확산 정도에 더 영향을 받다 보니 시즌에 상관없이 제품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여름철은 겨울철보다 제품 단가가 낮아 수익 측면에서 비수기라 할 수 있다. 수익 측면에서 여름 옷 여러 벌을 파는 것보다 겨울 옷을 할인해 파는 게 더 낫다는 게 패션업계의 전언이다. 이에 수익 배분 차원에서 겨울 제품을 재고 판매를 넘어 신상품까지도 여름에 선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 4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여름 휴가 계획이 줄줄이 취소되자 휴가 대신 고가의 의류 제품을 사려는 수요가 늘어난 점도 한 몫 했다.

CJ온스타일이 한 여름에 선보이는 밍크 제품. [CJ온스타일 제공]

실제로 여름에 파는 고가의 겨울 옷에 대한 소비자 호응도 좋은 편이다. CJ오쇼핑이 지난달 26일 ‘스타일 C’에서 선보인 셀렙샵 에디션의 ‘휘메일 풀스킨 하이넥 밍크코트’는 방송 시작 30분 만에 준비한 물량이 모두 팔렸다. 지난 3일 방송한 칼라거펠트 파리스의 코펜하겐 휘메일 풀스킨 롱 밍크 후드 코트 역시 14분 만에 매진되며 28억원의 주문금액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패션업계에서는 경쟁적으로 역시즌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오는 18일까지 온라인몰인 에스아이빌리지에서 ‘럭셔리 아웃렛 역시즌 특가전’ 행사를 열어 에르노, 메종 마르지엘라, 마르니, 요지야마모토 등 해외 브랜드의 가을·겨울(FW) 시즌 의류를 최대 68% 할인한다. 여성복 브랜드 보브도 ‘여름에 만나는 겨울’이라는 이름으로 18일까지 코트, 재킷, 니트 등을 최대 70% 할인하고, 스튜디오 톰보이와 텐먼스 역시 오는 19일과 내달 8일까지 역시즌 행사를 개최한다.

앞서 코오롱인터스트리 패션부문도 지난달 코오롱몰에서 역시즌 행사를 진행했다. 진도 모피 역시 ‘대한민국 동행세일’ 기간 중에 보유 브랜드인 진도모피, 엘페, 끌레베, 우바브랜드 제품에 대해 60~80%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7~8월에는 고가 겨울 의류 소재를 저렴한 가격에 확보할 수 있어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다”며 “소비자는 제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고, 판매사는 여름 제품만 파는 것 보다 매출을 더 올릴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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