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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변화의 역습…獨-벨기에서 홍수로 최소 67명 사망·美 서부 산불로 서울 6.7배 면적 불타
라인강변 100년 만의 폭우로 홍수…獨 58명·벨기에 9명 사망
“폭우 원인은 기후변화…폭우 증가·대홍수는 뉴노멀 되고 있어”
美 서부 올 들어 71개 대형 산불…국가 경계단계 10년 만에 5단계로 격상
한랭지역인 러·핀란드 등서도 이상 고온…中 쓰촨성 폭우로 이재민 72만명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베르비에 도심 도로 위로 홍수에 떠내려온 차량들이 쌓여있는 모습. [AF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극한의 폭염과 폭우, 초대형 산불과 같은 현상들이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는 이런 현상의 공통적인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꼽는다. 극한의 기후 현상들은 인간들의 안전한 생활을 위협하는 것을 넘어 생명까지 앗아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독일 ZDF·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독일 서부 라인강변에 쏟아진 폭우와 이에 따른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58명으로 늘어났다.

사망자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에서 최소 30명, 라인란트팔츠주에서 최소 28명이 목숨을 잃었다.

라인란트팔츠주 내무장관은 이날 SWR 방송에 “소방당국이 9명의 시신을 추가로 수습했다”면서 “실종자가 40~60명에 이르러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방미 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홍수 피해 지역 사람들에게 끔찍한 날들일 것이고, 이번 참사로 목숨을 잃은 이들을 애도하며 유가족에게 조의를 전한다”며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라도 생명을 구하고, 위험을 예방하며 고난을 줄이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5일(현지시간) 독일 라인강의 지류 아르강 인근에 위치한 슐트 마을에서 제방이 무너져 주택들이 파손된 채 물에 잠겨 있다. [AP]

독일 인근 벨기에에서도 폭우로 강이 범람하면서 사망자가 9명 발생했다. 네덜란드와 룩셈부르크에서도 폭우 피해가 잇따랐다.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100년 만의 폭우 원인을 기후변화로 지목했다. 지구의 기온이 올라가면, 대기는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을 수 있다.

전문가는 기후변화에 따라 폭우가 늘고 대홍수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뉴노멀(New Normal)’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레드 하터만 포츠담 기후변화연구소 연구원은 “올해 목격하는 극단적인 기후 현상은 우리 예상과 일치한다”면서 “우리는 이미 기후변화의 한가운데 있다”고 말했다.

북미 대륙에서도 기후변화의 역습이 이어지고 있다.

서부에선 계속되는 ‘열돔현상(더운 고기압이 대기 중에 자리 잡은 채 지표면 부근의 열기를 가두는 현상)’에 따른 이상 고온으로 뜨겁게 달궈진 땅과 건조한 공기가 대형 산불로 이어지고 있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 서부 지역에서 올들어 발생한 71개 대형 산불로 100만에이커(약 4047㎢)가 불에 탔다. 이는 서울(605.2㎢) 면적의 약 6.7배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미국 전국합동화재센터(NIFC)는 국가 경계단계를 4단계에서 5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2011년 이후 처음이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오리건주(州)에서 발생한 ‘그랜드뷰 산불’을 진압하기 위해 동원된 소방 항공기가 짙은 주황색 발화 지연제(fire retardant)를 살포하고 있다. [로이터]

대형 산불은 오리건·캘리포니아·워싱턴·아이다호·몬태나주(州) 등 미 서부 12개주는 물론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앨버타주 등까지 번지고 있다.

폭염에 따른 가뭄은 산불 확산에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미국 가뭄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47% 이상은 가뭄을 겪고 있었다.

이 밖에도 세계 곳곳에서 극한 기후 현상이 보고되고 있다.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는 지난달 34.8도로 기상 관측 142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또, 동토지대인 시베리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상 고온으로 인한 대형 산불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오리건주(州)에서 발생한 ‘부트레그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소방 차량이 현장으로 출동한 모습. 약 일주일 전부터 시작된 부트레그 산불은 축구장 13만개 면적을 불태웠다. 산불로 인해 지금까지 주택 21채가 소실됐고 약 7% 정도 진화된 상태다. [AFP]

핀란드 최북단 라플란드에서도 평균기온이 19.3도로 1844년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라플란드의 케보지역은 지난달 33.6도를 기록했는데, 이는 1914년 34.7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중국 쓰촨(四川)성에서도 최근 시간당 2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홍수가 나 72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하기도 했다.

다국적 기후 연구 단체인 ‘세계 기상 원인 분석(WWA)’은 “지구 온난화가 계속됨에 따라 극한 기후 현상이 과거보다 자주 나타날 것”이라며 “지구 온난화 현상의 빠른 진행은 우리의 건강과 복지, 생태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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