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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100년 만의 폭우·홍수 대참사…사망자 58명으로 늘어 [인더머니]
[AF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독일 서부 라인강변에 쏟아진 1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와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58명으로 늘어났다. 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에도 폭우가 내려 최소 6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독일 ZDF방송은 15일(현지시간) 이번 폭우와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58명으로 늘어났다고 집계했다.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스비스탈시의 거리가 15일(현지시간) 폭우로 물에 잠겨 있다. [AP]

사망자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 최소 30명, 라인란트팔츠주에서 최소 28명이다. 라인란트팔츠주 내무장관은 이날 SWR방송에 “소방 당국이 9명의 시신을 추가로 수습했다”며 “실종자가 40∼60명에 달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홍수 피해지역 지원에 정부 차원에서 총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하겐시에서 15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폭우로 인한 잔해더미를 바라보고 있다. [AFP]

메르켈 총리는 “홍수 피해지역 사람들에게 끔찍한 날들일 것”이라며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라도 생명을 구하고 위험을 예방하며 고난을 줄이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수 피해지역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충격적”이라며 “이번 참사로 목숨을 잃은 이들을 애도하며 유가족에게 조의를 전한다”고 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에 따르면 한여름인데도 20도의 낮은 기온에 비가 내리던 라인강변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저기압 ‘베른트’가 나타난 게 시작이었다.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아르강 인근 주택가가 홍수로 불어난 강물에 잠겨 있다. [AP]

지중해에서 남프랑스를 거치며 온난다습한 공기를 가득 머금은 베른트는 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 독일 서부 특성에 따라 천천히 움직이면서 라인란트팔츠주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 이틀간 ‘물 폭탄’을 쏟아부었다.

안드레아스 프리드리히 독일 기상청 대변인은 CNN방송에 “일부 피해지역에서는 100년 동안 목격하지 못한 양의 비가 왔다”면서 “몇몇 지역에는 강수량이 2배 이상 집중됐고 이는 홍수와 건물 붕괴를 불러왔다”고 말했다.

그는 “저기압에 해가 비치면 대기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면서 ‘비 폭탄’이 내리게 된다”면서 “우리가 목격한 것은 극단적인 장마로, 폭우가 48시간 동안 지속됐다”고 부연했다.

독일 바트노이에나지역이 홍수 피해를 봤다. [AFP]

기상학자들은 비가 6시간 이상 내리면 ‘장마’로 본다. 폭우는 시간당 1㎡에 25ℓ의 비가 내리는 것을 말한다. 극단적인 경우 1㎡에 40ℓ가 내릴 때도 있다.

이번에 폭우 피해가 집중된 아이펠 등에서는 그보다 몇 배 많은 ㎡당 140∼160ℓ의 비가 쏟아졌다.

이런 폭우가 내린 배경에는 기후 변화가 역할을 했다고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지목했다. 지구의 기온이 올라가면 대기는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을 수 있다. 기온이 1도 올라갈 때마다 7%가 더해지고, 더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 독일 기온은 이미 산업화 이후 2도 상승했다.

지난달 독일의 평균 기온은 19도로, 1961∼90년 6월 평균 기온보다 3.6도 높았다. 7월 평균 기온도 0.7도 높다.

극단적 강수와 무더위 등의 이상 기후가 갈수록 빈번해지고 있다는 데에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프레드 하터만 포츠담기후변화연구소 연구원은 “올해 목격하는 극단적인 기후 현상은 우리 예상과 일치한다”면서 “우리는 이미 기후 변화의 한가운데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폭우가 늘어나고 대홍수가 난 것처럼 비가 내리는 게 ‘뉴노멀’이 돼가는 만큼 이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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