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가업승계 해결사’ PEF...유동성 바탕 인수주체 재조명
상속세 고민 외에도 실리찾기
현금화로 새 사업 진출하기도
락앤락·남양유업 등이 대표적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국내 1위 가구업체 한샘을 인수하자 창업자의 승계 고민 해결사로 등장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등 경영 환경 악화로 지속 성장 방안을 고민하거나 가업 승계 해결책을 모색하려 PEF를 찾는 중소·중견기업인들이 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창업자의 ‘분신’으로 여겨질만큼 모든 것을 걸고 일군 회사지만, 최근 승계 여건이 악화된 데다 후계 구도가 불분명해지자 실리를 찾기 위해 PEF를 대안으로 지목하고 있다.

가업 승계 해결형 인수합병(M&A)의 경우에는 공개 경쟁입찰 없이 수의계약으로 이뤄지는 ‘프라이빗(Private) M&A’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 한샘 역시 별도의 매각주관사 없이 인수 측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1393년생으로 올해 82세인 조창걸 명예회장은 이전부터 직계자손 중 경영권을 이을 후계자가 없다고 판단하고 승계 방식을 고심해 왔다. 2년여 전에도 한 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당시 PEF 등 인수 희망자들과 가격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집콕’ 트렌드가 유행하면서 한샘 매출이 성장세를 그리자 매각 적기로 보고 M&A를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매각 대상은 조 명예회장 및 특수관계자의 한샘 지분 30% 가량으로, 전체 매각 금액은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샘의 사례처럼 중소·중견기업의 고민 해결사로 적게는 수백억원, 많게는 조단위의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한 PEF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는 PEF가 냉철한 자본의 논리로만 회사를 운영한다는 인식에 몸소 키운 회사를 PEF에 넘기기를 꺼려하는 기업인들이 많았다. 하지만 점차 PEF의 경영 개선 사례가 부각되고 이들의 전문성 또한 발전하면서 인식이 개선되는 추세다.

특히 가업승계시 상속세율이 최고 60%에 달해 실질적 부담이 크다는 계산 외에도, 오너가에 승계할 인물이 없거나 창업자에 비해 ‘신세대’인 2·3세가 승계를 원치 않는 경우 등도 이같은 M&A의 배경이 되고 있다. 본업을 청산해 쥔 돈으로 새로운 사업기회를 열어 반전을 꾀하는 창업자들도 있다.

가업 승계를 포기하고 PEF에 경영권을 넘긴 대표적인 사례로는 락앤락이 꼽힌다. 창업자인 김준일 회장은 지난 2017년 지분 63.56%을 약 6300억원에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했다. 이후 김 회장은 엑시트(투자회수) 재원을 바탕으로 기술 스타트업 투자 등에 주력하는 등 ‘인생 2막’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남양유업 역시 새 주인인 PEF가 창업자 리스크를 해소하고 기업가치를 올릴 것으로 주목되는 사례다. 남양유업 최대주주였던 홍원식 전 회장 외 2인은 보유주식 전부를 매각가 3017억여원에 한앤컴퍼니에 매각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스로 일군 회사를 기업 경영에 큰 애정이 없는 후손에게 남기기보다 향후 비전과 좋은 가격을 제시하는 PEF들을 선택하고, 손에 쥔 현금을 상속하거나 이를 바탕으로 새 사업을 차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세진 기자

jin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