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이준석 대표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지난달 28일 사퇴 이후 17일 만이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평당원으로 입당했으며, 좋은 정치로 국민께 보답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야권의 대권주자로 떠오른 최 전원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경쟁자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후발주자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 전 원장이 전날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과 만나 입당을 논의한 뒤 하루 만에 입당을 결심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환영 행사에서 “온 국민이 고통받고 있는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명제인 ‘정권교체’를 이루는 중심은 역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돼야 된다고 판단했다”며 “정치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이상 밖에서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보다 정당에서 함께 정치를 변화시키는 주체가 돼야 한다는 것이 바른 생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우리 당과 최 전 원장이 둘다 ‘윈윈’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 저희 당의 일원이자 동지가 되신 것을 감사하고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현 정부 고위 관료 출신이 사퇴하자마자 야당으로 직행했다는 점에서 감사원의 중립성·독립성을 스스로 훼손했다는 논란이 더욱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 전 원장은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감사하면서 여권과 대립각을 형성했는데, 여권에선 원전 감사가 최 전 원장 본인의 정치적 자산을 쌓기 위한 의도적 도발이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최 전 원장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감사원장을 하면서 야당에 입당하겠다는 생각을 한적은 없었다. 여러가지 방안 고민했다”며 “국민의힘 입당은 사실 어젯밤 밤새 고민하며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입당에 계속 거리를 두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같은 시각 종로구 반기문재단 사무실을 방문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예방하면서 독자행보를 이어갔다. 2017년 대선 도전을 선언했다가 중도 사퇴한 반 전 총장에게 직접 정치참여 경험 등 조언을 구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제2의 반기문’이라는 여권의 비판을 받아온 윤 전 총장이 최근 지지율 하락 속에서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반 전 총장과 만남이어서 특히 관심을 끌었다. 반 전 총장은 “앞으로 많은 어려움이 난관이 있을 것이다.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열심히 하면 유종의 미를 거두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덕담을 건넸고, 이에 윤 전 총장은 “명심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