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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는 140억 벌었다는데…” 춤추는 가짜 여성 얼마나 벌까?

가상 인간 ‘로지’. [신한라이프 유튜브 캡처]
춤을 추고 있는 가상 인간 ‘로지’. [신한라이프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가상 인간이 돈을 버는 시대다. 정교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한 가상 인간이 각광받는 마케팅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브러드(Brud)가 선보인 가상 인간 ‘릴 미켈라’는 2019년 한 해에만 142억원(896만파운드)의 수입을 올렸다. 구독자 303만명을 보유한 인스타그램 후원 게시물 하나의 가격만 약 1000만원(8500달러) 선으로 알려졌다. 일본 스타트업 Iww가 만든 ‘이마(imma)’는 가구 브랜드 이케아 광고 영상을 찍는 등 지난해만 7억원을 벌어들였다.

국내에서도 가상 인간 마케팅 흥행 조짐이 일고 있다. 최근 신한라이프가 가상 인간 ‘로지’를 모델로 발탁해 선보인 광고는 유튜브 조회 수가 2주 만에 100만회를 넘어섰다. 기업 광고 영상이 단기간 인기를 끈, 드문 사례다.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로지 영상이 확산되면서 신한라이프의 광고 효과도 기대치를 뛰어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초 1년 계약이 연장될 가능성도 열렸다. 유명세를 타면서 인플루언서급으로 성장, 앞선 해외 사례처럼 SNS를 통한 브랜드 홍보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디오비스튜디오가 만든 가상 인간 ‘루이’가 한국관광공사의 ‘대한민국 안심여행’ 캠페인 모델에 이어 파트라X생활지음의 브랜드 모델로 발탁되기도 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기업들의 가상 인간 관련 마케팅비용이 2019년 약 8조8400억원에서 2022년 약 16조6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가상 인간이 주목받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가상 인간 '릴 미켈라'(왼쪽)와 '이마'. [인스타그램 캡처]

우선 컴퓨터 그래픽과 인공지능(AI)기술이 접목돼 실제 사람처럼 구현해내는 ‘기술적 고도화가’ 꼽힌다. 컴퓨터 그래픽을 기반으로 외형부터 동작 하나하나 ‘디자인 컴퓨팅’이 극대화된 덕분이다. 수만 건에 달하는 디자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학습을 거듭하면서 완성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가상 인간 로지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면서 초기 3개월 동안 사람으로 간주됐다. 일부 이용자로부터 ‘실제로 만나보고 싶다’는 쪽지를 받았을 정도다. 개발사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 측은 “버추얼 인플루언서라고 이야기하기 전, 누구도 3D 가상 모델임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했다. 전문가 사이에선 최근 가상 인간이 사람과 비슷해질수록 불쾌감을 느낀다는 ‘불쾌한 골짜기’ 이론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상 인간 모델 '루이'(왼쪽)가 아동 모델과 찍은 광고. [생활지음 제공]

통제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광고 모델로 발탁된 후 불미스러운 사생활 스캔들 등이 터질 염려가 없다는 것이다. 광고업계에선 사생활 리스크가 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간폭탄처럼 여겨졌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기획사를 통해 (자사 모델) 소식을 접하면서도 따로 체크해야 하는 게 일”이라며 “연예인 문제가 터지면 곧 기업의 신뢰도 하락으로 직결돼 큰 고민거리”라고 전했다. 이어 “(가상 인간은) 말썽을 일으킬 리 없어 확실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MZ세대(1980년대~2000년대)의 특성도 뒷받침된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MZ세대는 메타버스, 부캐(부캐릭터) 등 가상을 활용한 콘텐츠를 접하면서 이미 친숙한 세대”라며 “적어도 이 세대에선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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