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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하원 ‘해외원조 GDP의 0.7%’ 부결...존슨 “경제 허리케인 팬데믹 때문”
법에 명문화된 案 반대 많아
존슨 “여전히 최소 16조원 활용”
시민단체 “의원들 각성해야” 비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이유로 해외 원조 예산을 삭감하려는 보리스 존슨(사진) 정부의 움직임을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영국 BBC 방송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0.5%에 해당하는 금액을 해외 원조에 활용하겠다는 정부 예산안을 원래 법에 명문화된 0.7%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법안이 영국 하원에서 반대 333표 대 찬성 298표로 부결됐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은 연간 재정지출 계획안을 공개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조세수입 감소, 지출 확대 상황을 고려해 해외 원조 예산을 당초 총선 공약이었던 GDP의 0.7%가 아닌 0.5%로 제한하기로 했다.

표결에 앞서 3시간 동안 진행된 토론에서 야당인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는 “해외 원조 삭감은 갈등과 난민 증가 등을 초래해 또 다른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며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스타머 대표는 “해외 원조 목표치를 GDP의 0.7%로 한다는 점은 법에 명문화된 것”이라며 “해당 법 조항을 준수할 것을 선서하고 당선된 의원들이 스스로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15년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총리는 보수당의 ‘악당’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법적으로 0.7%의 해외원조를 명문화시킨 바 있다.

야당의 비판 움직임에 보수당 출신 전직 총리와 전직 장관들도 대거 동참했다.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는 “정부가 가난한 전 세계 사람들에게 한 약속을 어겼다”고 했고, 데이비드 데이비스 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장관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존슨 총리는 야당과 여당 내 주요 인사들에 대한 달래기에 나섰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경제에 ‘허리케인’처럼 불어닥쳐 올해 국가 부채 규모가 GDP의 100% 수준에 이르며 60년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감축에도) 여전히 최소 100억파운드(약 16조원) 이상이 해외 원조에 활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민 단체들도 영국의 표결 결과에 대해 비판 성명을 잇따라 내놓았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의 대니 스리스칸다라자 대표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재앙과 같은 결과”라고 했고, 영국 시민운동단체 글로벌저스티스나우(Global Justice Now)도 “지원액 삭감으로 인한 불가피한 죽음과 고통이 뉴스를 통해 보도될 때마다 의원들은 자신들의 손에 가난한 사람들의 피가 묻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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