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김재원 최고위원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홍석희·정윤희 기자]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더불어민주당 경선 선거인단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불거진 ‘역선택 논란’이 확전 양상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김 최고위원을 두둔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법 위반’이라 맹공을 이어갔고 일부 전문가들은 ‘정치 희화화’라며 김 최고위원의 행위가 부적절했다고 평가했다.

김 최고위원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역선택 독려’ 논란과 관련해 “민주당 대선후보 국민선거인단에 참여해달라는 문자를 보내와서 그에 참여하기 위해 신청을 했다”며 “무엇이 불법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추미애가 약체 후보라서 역선택이라는데 그렇게 되면 추 후보는 무엇이 되는 것이냐”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같은 회의에서 “문제는 민주당이 국민선거인단을 과도하게 늘리기 위해 불특정 다수에게 너무 많은 스팸문자를 살포했다는 것”이라며 “반농담으로 말씀드리면 오히려 김재원 최고위원이 참가한 것이 민심에 가까운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역선택 논란’은 전날 김 최고위원이 페이스북에 민주당 경선 국민선거인단 신청 완료 사실을 공개하며 “추미애 후보에 마음이 간다”고 써서 촉발됐다.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 국민선거인단에 신청해서 정권교체에 힘을 보태어 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측은 ‘역선택은 범죄행위’라고 비판했고, 우원식 의원도 “우리 경선에 개입해야할 정도로 자신이 없는가”라고 비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제1 야당의 최고위원이 상대당의 경선인단에 가입을 해서 ‘역선택을 하겠다’는 주장을 공연히 한 것은 정치를 희화화 하고 정치 불신을 가속시키는 천박한 행태”라며 “역선택의 영향 여부를 떠나 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의 역선택 독려가 전략적 차원일 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민주당 후보들을 분열시키고 경선을 통해 선출된 최종 후보에 대한 정당성을 훼손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김재원 의원의 행동은 참 부적절한 행태다. 다만 김 최고위원이 원래 상대당에 ‘혼선전략’을 잘 구사하시는 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오후 9시에 마감된 1차 민주당 선거인단 규모는 76만명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민주당은 최종 20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6년 민주당 선거인단 수는 216만명이었다. 정치권에선 선거인단 수가 100만명 이상일 경우 일부 유권자의 ‘역선택’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