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통일부·여성가족부 폐지론을 공론화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평가할 때가 됐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특임부처로 생긴 지 20년이 넘은 통일부와 여가부는 그 특별 임무에 대한 평가를 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먼저 여가부를 겨냥해 “국내에서 젠더 갈등이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며 “그런데, 여가부는 인도네시아에 현지 여성을 위한 25억원 규모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추진하는 등 부처의 존립을 위해 특임 영역을 벗어나는 일을 계속 만든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통일부를 정조준해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우리 국민을 살해한 후 시신을 소각했다”며 “통일부는 이에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이 조직들은 수명을 다했거나 애초 아무 역할이 없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을 놓고 “다양한 스피커들이 저렴한 언어와 인신공격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야당 당 대표가 정부 부처들의 문제를 지적했더니 젠더 감수성을 가져야 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의혹을 덮으려고 한다, 공부를 해야 한다, 통일을 위해 무엇을 했느냐는 등의 말이 나온다”며 “대한민국 정당 간의 정상적인 상호 반론인가. 최소한의 품격을 갖춰야 한다”고 불쾌함을 표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앞서 이 대표는 지난 9일 한 라디오를 통해 통일부·여가부 폐지론에 불을 붙였다. 부처를 줄이고 작은 정부를 지향하자는 주장이었다.

당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젠더 감수성부터 키워라”고 반발했다. 여권의 대권주자인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는 “어리석고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도 논평을 내고 “반(反)통일 정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위험하고 경솔한 제안”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