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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단계 앞두고 “하루종일 4팀” 텅 빈 식당 vs “230팀 대기 중” 여전한 명품관 [언박싱]
“매출 0 찍을라” 배달앱만 보는 식당 주인
‘집단감염 발생’ 백화점 식품관도 ‘텅’
“수시로 온도확인” 불안감 커진 백화점
11일 서울 마포구에서 육회집을 운영하는 정공주(61)씨가 텅 빈 거리를 보고 있다. [김빛나 기자]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지난 11일 오후 6시께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거리. 한 고깃집 앞에 앞치마를 두른 종업원이 우두커니 서 있었다. 텅 빈 거리를 한참이나 둘러보던 그에게 다가가 손님이 없냐고 묻자 “토요일인 어제 하루종일 4팀 밖에 안 왔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 가게 사장인 김정호(38)씨는 “가뜩이나 손님이 줄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면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가 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수도권에 내려진 사상 유례없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앞두고 모든 일상이 멈췄다. 모처럼 찾아온 ‘보복소비’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던 번화가와 백화점은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자영업자들은 힘겹게 올랐던 매출이 단 며칠만에 다시 추락하자 망연자실했다. 반면 4차 대유행 공포도 ‘명품 사랑’을 막진 못했다. 백화점 샤넬 매장엔 여전히 대기인원이 속출하는 등 텅빈 거리와는 대조를 이뤘다.

“매출 0 찍을라” 배달앱만 보는 식당 주인

정호씨 가게 근처에서 육회집을 운영하는 정공주(61)씨도 걱정이 태산이다. 정씨는 “주말 동안 손님이 평소 5분의 1 정도만 왔다. 더 줄겠지”라며 “이번 달에 가게 월세 500만원을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11일 한산한 서울 중구 명동거리 [김빛나 기자]
한산한 서울 시내 한 백화점 식품관 [김빛나 기자]

최근 유동인구가 서서히 늘었던 명동 거리는 다시 텅 빈 거리가 됐다. 닭갈비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 모(62)씨는 이날 오후 내내 스마트폰 안에 있는 배달앱 화면만을 쳐다봤다. 김씨는 “손님이 너무 없어서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말하기도 싫다. 배달에 매달리고 있다”며 주문 알림이 뜨자 “주문 왔으니 나가달라”고 말했다. 명동에서 만난 한 관광가이드는 “주말인데도 평소보다 문의하는 사람도 없고 명동 일대가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초기처럼 잠잠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집단감염 발생’ 백화점 식품관도 ‘텅’

주말마다 주차장이 만차였던 명동 일대 백화점들도 한산한 주말을 보냈다. 특히 최근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한 백화점 지하 1층 식품관은 주말이라 믿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다. 이날도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슈퍼매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지하 1층을 폐쇄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집단감염 확진자는 이날 기준 109명으로 늘었다.

A백화점 지하 1층 베이커리 매장 종업원인 한 모(59)씨는 “보통 금요일 매출이 200만원 정도 되는데 이번주 40만원을 찍었다”며 “거리두기 격상발표 이후 날마다 손님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B백화점 지하 1층 카페에서 근무하는 윤 모(26)씨는 “올해 가장 손님이 없던 주말”이라며 “가족, 커플 가리지 않고 전반적으로 손님이 줄어 매출은 반토막났다”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도 4단계 격상으로 인한 영업시간 단축보다 소비심리 위축을 걱정하고 있다. A백화점 관계자는 “외부활동이 제한됨에 따라 지난해처럼 실내공간이나 다중이용시설 이용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되살아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대기인원만 200명…코로나도 비켜간 명품 매장
지난 11일 서울 시내 한 백화점 샤넬 매장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 [김빛나 기자]

반대로 샤넬 매장은 식품관과 달리 손님들로 가득했다. 이날 ‘샤넬 오픈런 성지’로 불리는 롯본(롯데백화점 본점)·신강(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샤넬 매장은 모두 오후 3시 기준 대기인원이 200명대였다. 다른 인기 매장인 압구정 현대백화점도 이른 아침부터 대기인원이 100명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부 직원은 식품관 직원과 달리 코로나19 여파를 느끼지 못하기도 했다. 패션 매장에서 근무하는 유 모(50)씨는 “지난해 2월 코로나 초기에는 정말 백화점에 아무도 없었지만, 현재는 그 수준까진 아니다”며 “4단계로 격상한다 해도 손님들이 크게 개의치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방역에 대한 불안감은 모든 백화점 직원들이 크게 느끼고 있었다. 유 모(50)씨는 “하루에 체온을 4차례 재는 등 전과 다른 분위기”라며 “직원들끼리도 자체적으로 방역 수칙을 강화하고 있다. 화장실·탈의실 등 우리가 머무는 곳들을 수시로 소독한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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