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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B칼럼]리오프닝(Re-opening), 그리고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박순현 SC제일은행 투자전략상품부 부장
박순현 SC제일은행 투자전략상품부 부장

지난 7월 1일 유럽연합이 ‘디지털 여행 증명서’, 이른바 ‘백신 여권’을 발효했다. 여름 휴가철이 겹치면서 유럽 내 주요 공항들이 인파로 붐비기 시작했고, 축구 경기장에는 올해로 연기된 유로2020을 보기 위해 수만 명의 관중이 몰리고 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이 지속되고 있지만, 인류는 ‘자유’에 대한 욕망을 감추지 못한다.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확진자 증가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가 연기되었지만, 식당, 쇼핑몰, 휴가지에는 코로나 공포가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물론,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은 여전히 방역당국의 골칫거리다. 그러나 인류의 인내심은 바닥이 났고, 인류의 지혜는 정상화를 위한 솔루션을 계속해서 찾고 있다. 결국 하반기에도 리오프닝, 즉 경제재개에 무게를 둔 포트폴리오 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먼저 주식 포트폴리오의 경우 가치주에 무게를 둔 전략을 유지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집에만 머물던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면서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고 있고 공급은 이를 따라가고 있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이러한 수급 불균형은 물가 상승을 야기한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의 자동차 시장을 보면,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생산속도가 느려지자 중고차가 신차 가격을 넘어서는 기이한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성장주란 이익 성장률이 높고 미래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의 주식을 지칭한다. 이런 기업들의 경우, 기업 이익이나 자산가치 대비 시장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으로 IT, 커뮤니케이션서비스, 그리고 바이오 업종과 같이 신기술이나 세상에 없던 신상품을 보유한 기업들이 성장주라고 불린다. 한편, 현재의 기업실적이나 자산가치에 비해 기업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을 가치주라고 말한다. 신기술보다는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의 상품을 잘 만들어서 판매하는 기업들이 여기에 해당되고, 금융, 산업재, 소재, 에너지 업종에서 가치주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름만 들으면, 항상 성장주의 수익률이 가치주보다 좋을 것 같지만, 가치주가 상대적으로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구간이 있다. 바로 경기가 회복되면서 물가가 상승하는 시기이다. 제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그 동안 저평가 받던 기업들의 주가가 재평가 받는 구간이 발생하고, 이 때 가치주가 성장주대비 좋은 성과를 나타내는 것이다. 여전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게 유지 되고 있는 환경에서 가치주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더 유리한 전략이 될 수 있는 이유다.

그러나 이미 성장주에서 가치주로의 스타일 로테이션이 상당히 진행된 현 상황에서, 밸류에이션이 싼 주식만을 고집할 경우 하반기 실적 장세에서 좋은 투자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이에 따라 재무건전성, 현금흐름, 낮은 이익 변동성 등 퀄리티 요소를 고려한 접근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설명이 복잡하지만, 투자 솔루션 관점에서는 매우 단순한 접근이다. 가치주 지수를 추종하는 ETF나 뮤추얼펀드, 퀄리티 팩터에 무게를 둔 ETF나 뮤추얼펀드 이렇게 두 가지 종류의 투자상품에 투자를 하게 되면 균형 잡힌 주식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게 된다.

오히려 채권 포트폴리오가 고민이다. 금리 상승은 채권 투자자에게 매우 불편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물가 상승은 중앙은행의 정책 방향성을 바꿀 가능성이 높고, 이는 결국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시장금리가 올라간다는 것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매력도가 낮아지는 일이다. 이런 환경에서 단기채와 고수익 채권의 바벨 전략을 제안하고 싶다.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한국 단기채와 선진국 하이일드 채권을 동시에 운용하는 전략이다. 이 같은 전략은 미 국채 금리에 대한 민감도를 낮추는 동시에 연 3~4%의 금리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다. 채권의 매력도가 낮아졌다고는 하나, 주식의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비싸진 현 상황에서 채권을 보유하지 않은 채로 자산을 배분할 경우, 포트폴리오의 하방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지금은 기대 수익만큼 리스크 관리에도 무게를 둘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전세계 인류는 바이러스의 공포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사람들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코로나 종식에 대한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다시 1.4% 밑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지금의 혼란은 정상화를 위한 진통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인류는 늘 그랬듯이 해결책을 찾고 있다. 특히, 지난 오랜 기간 동안 쌓아온 인류의 지혜는 결국 글로벌 경제를 정상화시킬 것으로 생각한다. 올해 하반기에도 경기 회복에 무게를 둔 포트폴리오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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