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뉴저지주(州) 배드민스터에 위치한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8년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유럽을 방문했을 때 나치 독일을 이끌었던 아돌프 히틀러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7일(현지시간) 마이클 벤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집필한 서적 ‘솔직히 선거에서 우리가 이겼어’ 중 이 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 방문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비서실장이었던 존 켈리에게 “히틀러는 좋은 일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당시 켈리 전 비서실장은 1차 세계대전 당시 어떤 나라가 어떤 편에서 참전했는지를 미리 알려주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화하는 상황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히틀러 발언에 문제를 제기하는 켈리 전 비서실장에게 “독일은 히틀러가 집권한 1930년대에 경제 발전을 이뤘다”고 반박하면서 물러서지 않았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독일인들은 인종학살을 자행한 나치 치하에 있느니 차라리 가난하게 지내는 게 더 나았을 것”이라고 말한 뒤 “절대 히틀러에 대해 좋은 말을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유럽 방문 과정에서 히틀러 발언 이외에 다른 막말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2018년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유럽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그해 11월 11일 프랑스 파리의 ‘앤마른 미군묘지 노쇼’ 파문이 커지자 다음날 인근의 수레네스 미군묘지를 대신 참배하던 모습. [AP]

1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미군 묘지 참배를 취소하면서 미군 전사자들을 ‘패배자’로 불렀다는 주장이 지난해 대선 전에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의 보도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책을 집필한 벤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히틀러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