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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티 대통령, 사저에서 괴한에 피살…계엄령 선언 [인더머니]
모이즈 대통령 7일 새벽에 총 맞아
‘부상’ 영부인 美 후송 예정
당국 “훈련받은 외국용병 소행”
아이티의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의 모습. [EPA]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카리브해 빈국 아이티의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사저에서 괴한들의 총에 살해됐다.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클로드 조제프 아이티 임시 총리는 이날 오전 1시께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모이즈 대통령 사저에 정체불명의 괴한들이 침입해 대통령을 총으로 살해했다고 발표했다.

영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도 총에 맞았다. 보시트 에드몽 미국 주재 아이티 대사는 모이즈 여사가 안정적이지만 심각한 상태라며, 미국 마이애미로 후송돼 치료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제프 총리는 “비인간적이고 야만적인 행위”라고 규탄하면서, 긴급 각료회의를 거쳐 아이티 전역에 계엄령을 선언하고 군과 경찰에 의한 통제를 강화했다.

이후 아이티 관보를 통해 2주간의 비상사태가 선포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포르토프랭스의 국제공항도 폐쇄돼 아이티를 오가는 항공편도 취소됐다.

암살의 정황이나 배경은 아직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다.

조제프 총리는 이날 대통령 암살 소식을 전하면서 “고도로 훈련되고 중무장한 이들에 의한 매우 조직적인 공격”이었다고 말했다.

총리는 암살범들이 아이티 공용어인 프랑스어와 아이티 크레올어 대신 영어와 스페인어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에드몽 주미 아이티 대사도 “잘 훈련받은 전문 외국 용병”의 소행이라고 외신에 주장했다.

에드몽 대사는 현장 영상 속에서 괴한들이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 행세를 했다며, 이들이 DEA 요원일 리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암살범들이 육로나 해로를 통해 이미 아이티를 탈출했을 수도 있다며, 미국 정부에 수사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2월 취임한 모이즈 대통령은 바나나 수출업 등에 종사한 사업가 출신으로 ‘바나나맨’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임기 등을 두고 야권과 끊임없이 갈등했으며, 야권의 반발 속에서도 대통령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헌을 추진해왔다.

갑작스러운 아이티 대통령 피살 소식에 국제사회도 충격을 금치 못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모이즈 대통령 암살을 규탄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8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아이티 상황을 논의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도 암살 규탄 행렬에 동참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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