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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빌 게이츠와 더 일 못하겠다면 멀린다가 공동의장 사임”…세계 최대 자선재단의 비상계획
[A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와 이혼 소송 중인 부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가 세계 최대 자선단체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의 공동 의장직과 신탁관리자직에서 사임할 수도 있다고 재단 측이 7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부부가 27년간의 결혼생활을 끝내기로 했다고 지난 5월 발표했을 땐 재단 업무는 계속한다고 밝혔는데 달라진 입장이 나온 것이다. 외신들은 이를 두고 재단이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마크 수즈먼 빌앤드멀린다게이츠 재단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에게 공개한 노트에서 “그들(게이츠 부부)은 2년 후 둘 중 한 명이 함께 계속 일할 수 없다고 결정하면 멀린다가 공동의장과 신탁관리자직에서 사임하는 데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멀린다는 자선활동을 위해 빌에게서 개인 자원을 받게된다”며 “이는 재단의 기부금과 완전히 분리돼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즈먼 CEO는 이 노트 첫 머리에 지난 두 달간 빌·멀린다와 재단의 지배구조, 의사결정에 대한 잠재적인 변화를 모색해왔다고 전했다. 또 이런 대화는 이혼발표의 맥락에서 이뤄진 거라고 했다.

마크 수즈먼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최고경영자가 7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재단 지배구조 변화 등을 전한 노트의 일부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수즈먼 CEO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둘은 이혼으로 인한 문제에 대해 투명하길 원했다”며 “궁극적으론 업무 관계를 종료할 거라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장기적으로 공동 의장으로 함께 일하겠다는 의지를 확신시켰다면서다.

그러나 수즈먼 CEO가 이 노트에 첨부한 멀린다의 다섯 문장짜리 성명은 어조가 달랐다. 멀린다는 “거버넌스(지배구조) 변화는 재단의 리더십에 다양한 관점과 경험을 가져온다”고 썼다.

재단은 빌 게이츠가 MS에서 모은 자산으로 지난 21년간 멀린다와 함께 일궈 공중보건과 개발 정책 분야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곳으로 성장했다. 멀린다는 50억달러 자금이 있는 피보털벤처스를 통해 여성에 초점을 맞춘 자체 자선사업을 할 거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수즈먼 CEO는 이날 재단의 신탁관리인 수를 늘리기로 했다고도 전했다. ‘투자 귀재’ 워런 버핏이 지난 6월 이 재단 신탁관리인에서 물러난다고 밝힘에 따라 현재 신탁관리인이 빌과 멀린다 등 2명 뿐이어서다. 몇 명을 추가할지, 정확히 어떤 역할을 맡을진 정해지지 않았다. 연말까지 결정을 마무리해 내년 1월에 새로운 신탁관리인을 발표하는 걸 목표로 잡았다.

수즈먼 CEO는 아울러 빌과 멀린다가 재단에 사재 150억달러를 추가로 기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들이 2000년 MS 주식 200억달러 어치를 재단에 넘긴 이후 최대 기부액이다. 이로써 총 기부금은 약 650억달러가 됐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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