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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슬라·애플·아마존 투자하는 주식 토큰 등장…증시 대체시장 되나 [인더머니]
실제 주가흐름 추종
탈중앙·저비용 강점
각국 정부 “법 위반”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에서 주식 토큰이 거래되는 모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전통적인 주식 거래 시장이 블록체인 기반 시장으로 대체될 수 있을까

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1년 간 테슬라, 애플, 아마존을 비롯해 각종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종하는 주식 토큰이 탄생했다. 블록체인 금융 플랫폼인 미러 프로토콜이나 신세틱스가 주도하고 있다.

주식 토큰은 증권형 토큰의 일종으로 채권, 부동산, 미술품 등 다양한 자산 중 주식의 가치와 토큰을 연계한 합성자산이다. 실제 주식이나 ETF를 매입하지 않고 이들의 가격 흐름을 반영하는 구조다. 주식을 보유한 것과 똑같은 금융적 결과를 낳으면서도 탈중앙화, 스마트 계약 등 블록체인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다. 의결권을 제공하진 않지만 배당 이익도 누릴 수 있다. 0.01주 단위로 거래할 수 있어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미러 프로토콜을 설립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스스로를 금융계의 현대판 로빈후드라고 칭하며 “현 금융시장은 운이 좋은 소수에게만 부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준다”며 “디파이는 기회가 박탈당한 사람들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디파이(DeFi·Decentralized finance)는 탈중앙화된 금융 시스템을 일컫는다. 블록체인 기반의 코인이나 토큰을 활용하면 정부나 기업의 통제없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주식시장으로 봤을 땐 한국거래소나 증권사를 거치지 않고도 투자를 할 수 있는 셈이다. 기존 주식시장과 달리 24시간 운영되며 브로커에게 수수료를 주지 않아도 된다. 익명성이 보장돼 중앙기관이 거래내역을 엿볼 수도 없다.

가상자산 투자 헤지펀드인 애링턴 XRP 캐피탈은 보고서를 통해 “디파이의 목표는 단순히 은행 시스템에 대한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해체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합성 주식은 레거시 시장의 가장 확실한 트로이 목마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주식 토큰이 전통적인 주식 거래 시장을 완전히 해체할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아직까진 가능성이다. 거래량이 뉴욕증권거래소나 나스닥처럼 많지 않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IT기업인 애플을 추종하는 주식 토큰의 시가총액은 약 3400만달러(386억원)에 불과하다. 실제 애플 주식의 시총 2조3000억달러(2612조원)보다 훨씬 낮은 가치를 갖고 있다. 심지어 도지코인 시총의 0.01% 수준이다.

기존 주식과 괴리율도 크다. 지난달 30일 기준 테슬라의 주식 토큰 시세는실제 주식 684달러보다 6달러 더 높았다.

또 해외 금융당국의 제재도 받고 있다. 독일 연방금융청은 지난 4월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가 주식토큰을 발행할 때 증권법 위반 소지가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경고했다.

주식 토큰의 가격이 금융 상품인 주식 가치와 연동해 움직인다면 금융 파생 상품으로 분류된다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파생상품도 금융투자상품이므로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은 기업만 취급할 수 있다.

유럽 외에도 중국, 미국 등 국가들은 증권형 토큰을 금지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같은 일부 국가만 합법적인 토큰 거래를 허용하고 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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