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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4㎡ 호가 7억8000만원…분양가 두 배
입주 시작 2기 신도시 검단 가보니
상당수 아파트가 아직 공사 중
상업시설 미비…장 보러 김포로
70% 넘는 양도세가 호가 올려
매수희망 신혼부부 “너무 비싸다”
통근 작업자들이 세워둔 승용차들로 도로가 주차장처럼 이용되고 있었다(왼쪽 사진). 완공된 몇몇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아직 한창 짓고 있는 아파트가 대다수였다. 상업시설 부지는 터파기에 머물러 있는 곳도 있었다. 이민경 기자

2007년 사업을 본격화한 후 14년 만에 검단신도시에 입주장이 펼쳐지고 있다. 지금부터 2023년 초까지 거의 매달 각기 다른 아파트가 입주민을 맞을 예정이다.

지난 3일 찾은 인천 서구 원당동 일대는 완공된 아파트와 이제 막 반쯤 골조가 올라간 아파트들로 가득했다.

아직 교통 인프라가 정비되지 않아서 버스도 ‘임시 정류장’ 팻말이 세워진 곳에 정차했다. 도로에는 레미콘차량과 지게차, 나무와 흙을 실은 대형 트럭들이 정신없이 달리고 있었다.

상가시설은 터파기 중인 곳도 많았다. 이곳에 입주하는 초기 입주민들은 한동안 김포 풍무동과 검단 원도심 쪽 상권을 이용해야 한다. 현장에선 거주여건을 둘러보기 위해 임장(현지조사)을 나온 사람도 꽤 있었다.

단지 중엔 지난달부터 입주장이 시작된 호반써밋1차와 이달 중순 입주가 시작되는 금호어울림센트럴 아파트 쪽 관심도가 컸다.

아파트 인근 A공인 대표는 “아직 입주율은 30% 남짓으로 보면 된다”면서 “대부분 전·월세 세입자들이고 집주인이 비과세 기준인 실거주 2년을 채우기 위해 직접 입주한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값은 생각했던 것보다 비싸다는 평가가 많았다. 현장에서 만난 한 신혼부부는 “60% 주택담보대출을 받는다고 해도 실투자금액이 최소 3억원은 있어야 하는 셈”이라면서 “아무리 신축이라도 지하철 하나 없는 신도시인데 너무 비싸게 부르는 것 같다”며 실망한 내색을 보였다.

이 아파트 전용 84㎡는 분양가가 3억9000만원이었는데 현재 전세 가격은 3억5000만원에서 3억7000만원 사이에 형성돼 있다. 매매 가격은 7억8000만~8억원 선이다. 분양가 대비 2배가 뛴 금액이다.

이에 대해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하나같이 ‘양도세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지역 B공인 대표는 “분양권을 팔고 나가려는 매도자 입장에선 적어도 자기가 주고 산 프리미엄 이상을 새 매수자에게서 받아내려고 한다”면서 “그런데 6월부터 양도세율이 최대 77%까지 올라 양도차액이 4억원이라도 실제로 손에 쥐는 금액은 1억원 남짓밖에 안 돼 호가를 좀처럼 내릴 수가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양도세가 호가를 밑에서 억지로 받쳐주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부터 분양권 매매 시 1년이 안 되는 짧은 기간 보유하고 매도할 경우 세율이 70%까지 적용되는데 지방소득세까지 더하면 실질적인 세 부담은 77%로 뛴다.

이 때문에 신도시 전역에서 실거래보다 낮게 거래금액을 신고하는 ‘다운계약’이 암암리에 진행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프리미엄 1억원을 주고 이쪽 아파트 분양권을 산 초창기 투자자가 있는데 이 분이 지금 프리미엄 4억원에 다시 내놓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그런데 2억원은 현금으로 입금해주고 나머지 2억원만 계약서에 포함해 쓰자고 했다더라”고 언급했다.

다수의 다운계약 사례 때문에 84㎡ 기준 7억원대 후반을 달리는 호가와 달리, KB 시세는 6억원대 후반에 머물러 있다고도 전했다.

최근 김포·검단 지역을 달군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D 노선의 서울 강남 직결 무산도 크게 집값에 영향을 주진 못하는 분위기다.

C공인 대표는 “B 노선과 선로를 같이 써서 용산까지 간다고 하니 이것도 호재라면 호재이지 않나”라며 “또 2024년부터 인천지하철 1호선이 운행하면 계양역(공항철도)와도 연결돼 교통이 크게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경 기자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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