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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의 디디’ 싹 자르는 中...기업들, 美상장 ‘멈칫’
中, 안보 고리로 감독규정 강화
해외시장 IPO 준비기업 몸사려

중국이 해외 거래소에 상장된 자국 기업에 대한 데이터 및 안보 관련 단속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당국이 디디추싱(滴滴出行)을 시작으로 국가 안보란 명분 하에 미 증시에 상장된 자국 기업에 대한 압박을 노골화하면서, 중국 기업들의 해외 증시 움직임에도 제동이 불가피해졌다.

7일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전날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 총리실은 공동으로 외국 주식시장에 상장이 돼 있거나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에 대한 감독 규정을 강화키로 했다. 더불어 당국은 중국 기업이 해외서 기업공개(IPO)에 나설 때 적용되는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해외 상장 기업에게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리스크에 대한 대응도 강화키로 했다.

시노스틸 경제연구원 후치무(胡麒牧) 수석연구원은 “디디추싱 사태는 중국의 디지털 산업이 점차 국제화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국가 안보 문제와 관련한 중국 규제 당국의 노력의 일환”이라면서 “해외 상장 과정에서 제대로된 검토가 이뤄지지 않으면 공공 안전과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중 경제보안검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월 5일 기준 미국 내 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248개로, 이들의 시가 총액은 총 2조1000억달러로 추산된다.

‘국가 안보’를 고리로 한 자국 기업에 대한 중국 당국의 통제가 전면화하자 해외 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던 중국 기업들도 급히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디디추싱 사태로 뉴욕증시를 통한 IPO를 준비하던 몇몇 중국 기업들이 IPO 절차를 중단하거나 홍콩증시에 대신 상장하는 대안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와 관련, 뉴욕증시 상장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던 인공지능(AI) 관련 베이징 소재 한 벤처회사가 상장 계획을 접었고, 기업용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또 다른 회사 역시 같은 계획을 재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미 미국 등 해외 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의 경우 당국의 규제와 더불어 자국 여론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 최근 웨이보에는 “디디추싱이 국익을 미국에 팔아넘겼다”는 주장과 함께 디디추싱 총재 겸 사장인 류칭(柳 )과 그의 아버지인 류촨즈(柳 志) 레노버 회장에게까지 ‘배신자’, ‘미국의 개’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NYT는 “중국 당국이 디디추싱과 몇 인터넷 회사에 대한 강도높은 압박에 나서면서, 중국의 기술 엘리트들이 정치권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줬다”면서 “중국은 자국의 기업에게 당국에 충성해야 한다는 요구를 분명히 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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