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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아프간 철군 90% 완료…아프간軍 “인수인계도 없이 떠났다”
美 중부사령부 성명 통해 발표…철군 속도 2개월 가량 빨라
바그람 기지서 미군 철수 후 약탈 소동도
수감된 탈레반 포로, 미군 철수로 감시 소홀한 틈에 탈옥도
지난 2009년 12월 미 해병 병사들이 아프가니스탄 헬만드주(州)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아프가니스탄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에 대한 철군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아프간 내 '힘의 공백'에 의한 안보 위협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군이 철수 과정에서 아프간 신임 사령관에게 인수인계마저 제대로 하지 않은 정황이 드러나며 논란이 일고 있다.

6일(현지시간) CNN 방송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아프간 주둔 미군과 장비의 90% 이상이 철수를 완료했다”며 “980여개 중화기와 화물이 이미 항공수송을 마쳤으며 현지 잔류하게 된 1만7000여개의 장비도 파괴를 위해 국방물류청으로 이관됐다”고 밝혔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가 밝힌 철군 시한은 오는 9월 11일이었지만, 현재 미군의 철군 속도는 이보다 2개월 가량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철수한 미군과 이를 인수인계할 아프간군 간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며 안보 공백에 대한 걱정어린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AP 통신은 미군이 20년 만에 아프간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철수하면서 새 사령관인 미르 아사둘라 코히스타니 아프간 신임 사령관에게 미리 통보도 하지 않았다고 이날 보도했다.

코히스타니 장군은 미군이 야밤에 바그람 기지에서 철수했고 이를 두 시간이 지난 오전 7시가 돼서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미군의 설명과 차이가 난다.

폭스뉴스·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은 지난 2일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북쪽으로 45㎞ 지점에 위치한 바그람 기지에서 완전히 철수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미군 대변인 소니 레게트 대령은 미군 철수를 아프간 지도자들과 조율했다고 밝혔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의 모습. [EPA]

코히스타니 장군은 미군이 바그람 기지를 떠나면서 물병 수만개와 음료수, 전투식량 등을 포함해 물품 350만개를 남겼다고 전했다. 전화기, 문손잡이, 막사의 창문 등과 작은 물품들이 많았고 큰 물품에는 민수용 차량 수천대와 장갑차 수백대, 소형무기들이 포함됐다.

미군은 철수할 때 바그람 공군기지에 있던 중화기들을 가져갔다.

미군이 아프간군에 바그람 기지에서 떠난다고 통보하지 않은 상황에서 철수 직후 약탈 소동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군인 압둘 라우프는 미군이 조용히 철수한 뒤 20분 만에 바그람 기지는 전기가 끊기면서 암흑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이때 소규모 약탈꾼들이 기지에 들어와 막사를 뒤졌다고 한다.

라우프는 약탈꾼들에 대해 “우리는 처음에 그들이 아프간 무장 반군 탈레반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바그람 공군기지에만 약 7000명 규모의 포로 수용시설이 있으며 수용된 포로 대부분은 탈레반 병사들로 알려졌다. 다른 아프간 내 미군기지까지 포함해 수만명의 탈레반 병사들이 수용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미군이 갑자기 철수하면서 많은 수가 탈옥하기 시작했다고 CNN은 지적했다.

[로이터]

아프간 전역에서 탈레반의 아프간 정부군에 대한 공세는 더 심화되는 추세다.

탈레반은 미군이 철군 계획을 밝힌 지난 5월 1일 이후 2개월여만에 아프간 전체 421개 지구 중 3분의 1 이상을 점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미군이 완전 철수한 뒤 이틀만에 15개 지구를 수중에 넣으면서 아프간 정부군을 압박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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