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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은 흙더미’ 日 시즈오카 산사태로 2명 사망· 20명 실종…10명 구조
화산재 퇴적 지형에 기록적 폭우 내려 순식간에 산사태 발생
지자체 피난 지시 늦어 인적 피해 커져…오늘도 강한 비 예상
구조대원들이 4일 산사태가 발생한 일본 시즈오카현 아타미(熱海)시 이즈산(伊豆山) 지역에서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AP]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산사태로 2명이 사망하고 약 20명이 실종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교도통신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30분께 시즈오카현 아타미(熱海)시 이즈산(伊豆山) 지역에서 기록적 폭우로 인해 발생한 산사태 피해지의 가옥 등에서 10명이 구조됐다.

전날 심폐정지 상태로 발견된 2명은 결국 사망했다.

아타미시는 전날 구조된 10명과는 별도로 이날 현재도 약 20명이 실종된 상태라고 밝혔다. 현지 주민 약 260명은 집을 떠나 피난 중이다.

산사태 피해를 본 건물이 약 80동으로 추정돼 인적 피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산사태는 일본 열도의 태평양 연안에서 정체된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일본 시즈오카현과 가나가와(神奈川)현을 중심으로 이틀 동안 최대 400~500㎜대 폭우가 쏟아지면서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아타미시 관측 지점에도 4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이틀 동안 내린 비가 이 지역의 7월 평균 강수량을 웃돌았다.

이즈산 신사 부근에서 시작된 산사태로 토사가 주택지를 순식간에 덮쳐 피해가 커졌다. 검은색 토사는 경사면과 하천을 타고 인근 항구까지 2㎞ 정도 흘러내려 갔다.

이즈산 지역은 화산재 퇴적 지형으로 지반이 약해 산사태가 일어나기 쉬운 곳으로 알려졌다.

2004년 태풍이 왔을 때도 인적 피해(부상 1명)는 미미했지만, 산사태가 발생한 적이 있다.

게다가 경사면을 따라 개발이 진행돼, 관할 지자체는 2012년 ‘산사태 경계구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번에 100년에 한 번 발생할까 말까 하는 기록적 폭우가 내리면서 주민들이 미처 대피할 틈도 없이 산사태가 난 것으로 보인다.

[AP]

산사태 위험 지역에 폭우가 내리는데도 주민 피난 지시를 하지 않은 지자체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시즈오카현 아타미시는 5단계 폭우 경계수위 중 3단계인 ‘피난 준비·고령자 등 비난 개시’를 발령하고 있다가 산사태 후 5단계인 ‘긴급안전확보’로 상향 조정했다.

가와카쓰 헤이타(川勝平太) 시즈오카현 지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뒤늦은 비난 지시에 대해 “결과적으로 (잘못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타미시 주변에는 이날도 시간당 25㎜의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경찰과 소방대, 자위대 등은 현장의 상황을 살피면서 수색 및 구조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폭우로 인한 산사태 피해는 아타미시를 포함해 일본의 5개 광역지자체에서 8건이 확인됐다.

도쿄(東京)와 오사카(大阪)를 오가는 도카이(東海) 신칸센(新幹線)은 전날 밤부터 선로 설비 안전 확인을 위해 상·하행선 운행이 중단됐다가 이날부터 운행이 재개됐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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