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자회사 비츠의 무선이어폰 광고에 등장한 삼성 갤럭시S21.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애플 광고에 전례없는 갤럭시S21이 등장했다…왜?”

‘반값 에어팟 프로’로 불리는 애플의 ‘비츠 스튜디오 버즈’ 온라인 광고에 삼성전자의 상반기 전략스마트폰 갤럭시S21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애플이 경쟁사 제품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비판한 적은 있지만, 자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경쟁사 제품을 동원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완전무선이어폰(TWS)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을 포섭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애플의 자회사 비츠는 최근 ‘비츠 스튜디오 버즈’의 제품 판매 이미지에 삼성전자 갤럭시S21을 활용했다.

미국 아마존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비츠 스튜디오 버즈의 사용 이미지 컷으로 팬텀 실버 색상의 갤럭시S21을 들고 있는 여성 모델 사진을 게재한 것이다.

애플은 그동안 타사 제품을 자사 광고에 노출시키는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경쟁사를 겨냥한 공개 ‘디스(결례를 뜻하는 Disrespect의 약자로 힙합 음악에서 다른 래퍼를 비난하는 행동)’전에서도 해당 제품을 간접적으로 언급하거나 표현하는 데서 머물렀다.

애플의 자회사 비츠가 출시한 비츠 스튜디오 버즈.

하지만 완전무선이어폰 시장 경쟁이 거세지며 삼성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안드로이드 사용자를 뺏어오기 위해 강수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비츠 스튜디오 버즈의 강화된 안드로이드 지원 성능을 보여주는 수단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대명사 ‘갤럭시’ 시리즈를 활용한 것이다.

지난달 공개된 비츠 스튜디오 버즈는 액티브노이즈캔슬링(ANC) 기능을 적용한 애플 비츠의 신형 완전무선이어폰이다. 특히 애플 기기에 최적화 돼 있던 기존 에어팟 시리즈와 달리 안드로이드와의 연결성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그럼에도 출고가는 에어팟 프로(32만9000원)의 반값인 16만9000원에 불과해 주목 받았다.

애플은 최근 완전무선이어폰 시장 뿐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앱) 생태계에서도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공력을 쏟고 있다. 지난달 초 열린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페이스타임의 안드로이드 지원 소식을 알리며 LG전자 ‘스타일로6’로 추정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미지를 아이폰12 옆에 나란히 게재한 것이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완전무선이어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이 26%로 가장 높다. 그 뒤를 샤오미(9%), 삼성전자(8%) 순으로 이었다. 다만 올해 예상 성장률은 정 반대 순이다. 삼성전자의 완전무선이어폰 시장 성장률이 39%로, 업계 최고치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애플의 시장 성장률은 15%로 샤오미의 시장 성장률(35%)보다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