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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2008년 글로벌 경기회복’ 이끌던 중국 역할 맡았다
“미 부양책, 과거 평시에 생각지 못한 수준, 엄청나”
미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전례 없는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쏟아부으면서 미 경제 호황이 이어져 세계 각국으로의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사진은 올림픽 참가 준비를 하고 있는 미 장대높이뛰기 선수. [A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국 경제가 호황을 맞으면서 전세계 경기 회복을 이끌고 있으며,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중국이 맡았던 역할을 미국이 맡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행정부가 6조달러(약 6777조원)의 경기부양책을 쏟아부어 전세계의 생산물을 미국으로 빨아들이고 있다면서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국이 맡았던 역할이라고 경제학자를 인용해 전했다.

미국 외 다른 나라들은 세계 최고 경제대국인 미국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반기고 있지만, 이러한 미국 경제의 팽창력은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또한 동아시아의 선박 병목 현상, 환율 변동,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세계 경제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WSJ는 미국은 2000년대 중반까지 세계 경제성장의 주축이었는데 그 이후 중국의 폭발적인 경제 성장이 세계 경제의 엔진 역할을 했다면서 현재 중국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유럽 또한 회복 속도가 느리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추진하면서 세계 경제를 다시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의 전 정책 담당자 아담 포센은 “미국의 경기부양책 규모는 엄청난 수준”라며 “과거 평시에 우리가 보지 못했던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중국, 일본은 미국의 주도에 힘입어 경제 회복세에 무임승차를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경제가 국제 금융계에 미치는 파급 효과 또한 중국보다 훨씬 큰 상황이다.

중국 금융시장은 국제적으로 고립되어 있는 반면, 미국 달러는 국제 채무시장과 외환보유고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경제 호황이 글로벌 경제에 주는 것만큼 빼앗아가는 것도 있다.

많은 나라들은 미국과의 무역이 급증해 무역수지 측면에서 이득을 보고 있지만 치솟는 물가, 달러화 강세, 높은 채권 수익률 등 경제 회복에 부담을 주는 요인 또한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를 2023년 안에 인상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자국 통화가치 하락을 상쇄하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통제하기 위해 러시아, 브라질, 터키 중앙은행들은 최근 몇주간 금리인상을 수 차례 단행했다.

영국 옥스포드대 경제학과 교수 타마라 베이식 바실리예프는 “신흥국 시장에서 현재 가장 원하지 않는 것이 금리 인상”이라면서 “하지만 미 달러 중심의 경제에서는 금리 인상이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하더라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미 연준의 완화정책으로 미 달러가 주로 미 금융계 밖으로 빠져나가는 양상을 보였으나, 향후 연준의 정책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경상수지 신흥시장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 연준을 중심에 두고 전세계가 금리인상을 향해 나아간다면, 부채가 많은 신흥국 등 일부 지역에서 오히려 경기회복이 저해될 수도 있는 것이다.

국제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신흥국의 부채는 86조달러(약 9경7223조원)라는 역대 최고점까지 오른 상태다.

그렇다고 연준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다면, 글로벌 자산 ‘버블’(거품)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WSJ는 이 때문에 한국과 북유럽의 중앙은행 등에서 자산 버블 가능성을 제한하기 위해 금융규제 강화를 시사했다고 전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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