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전자담배로 10대 노렸다” 미 전자담배업체 ‘줄’ 상대 소송에 합의금 4000만달러
기업 가치 3년 전 42조원에서 현재 4조원대로 급락
미 전자담배업체 줄이 10대를 상대로 마케팅한 것에 대해 소송이 제기되자 4000만달러에 합의했다. 사진은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한 판매대에 놓여 있는 줄 담배.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 전자담배회사 ‘줄 랩스’가 10대를 상대로 담배를 마케팅했다며 소송을 건 미 노스캐롤라이나 주정부와 4000만달러(약 452억원) 지급에 합의했다.

조쉬 스타인 노스캐롤라이나주 법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줄 내부 문서가 노스캐롤라이나대에 제출돼 내년 7월까지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며, 6년에 걸쳐 매년 나눠 지급되는 합의금은 청소년 금연 관련 연구에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줄이 10대를 겨냥해 전자담배 마케팅을 벌였고, 니코틴 함량 또한 잘못 표기했다며 소송을 걸었다.

해당 소송은 다음 달 심리가 열릴 예정이었고, 이어 다른 주정부와 학교, 젊은 층 등이 수백 건의 유사 소송을 준비 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합의금 지급을 선택한 줄 측은 10대를 타깃으로 마케팅을 한 것이 아니라며 이번 합의가 잘못을 인정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줄측 대변인은 “조쉬 스타인 장관 및 담배업체들과 더불어 향후 과학과 증거에 기반한 마케팅 발전에 힘을 보태고 싶다”면서 “합의금을 청소년 금연 연구 등에 투입한다는 주정부 입장 또한 지지한다”고 밝혔다.

스타인 법무장관은 “줄은 니코틴 중독이라는 질병을 퍼뜨렸다”면서 “특히 줄은 오직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10대들에게 담배를 피우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줄은 한때 미국에서 가장 촉망받는 스타트업 중 하나로 여겨졌지만 2~3년 전부터 청소년 흡연률이 급등하자 각 가정의 부모들, 주정부 관리들로부터 집중적인 비난의 포화를 받았다.

결국 2019년 20억달러(약 2조2614억원)의 판매 실적을 올리며 혜성같이 나타난 이 회사는 정부 규제와 연방정부 수사 등을 받으며 2020년 7억7700만달러(약 8785억원)의 손실을 보고했다.

이번 합의로 줄은 향후 소셜미디어를 통한 광고, 학교 근처 광고, 스포츠 대회 스폰서, 음악 콘서트 스폰서 등의 마케팅 행위를 할 수 없게 됐다.

전자담배업체 줄을 상대로 소송을 건 조쉬 스타인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법무장관이 2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줄 측은 자발적으로 이런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중단한 상태다.

2015년 줄이 첫 광고에 나섰을 때 이 브랜드는 20대와 30대들이 좋아하는 이미지 등을 담아 젊은 층을 집중 공략했다.

이러한 제품 이미지는 10대들에게까지 확장됐고, 2017년에는 줄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젊은 층들이 올린 게시물이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 등에서 넘쳐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했다.

2019년 규제 당국의 압박이 심화되고 줄의 매출이 하향세를 보이자 줄은 미국 국내 광고를 대부분 중단하고 직원 3000여명을 줄였다.

또한 2020년 시행된 연방정부 규제에 따라 달콤한 맛, 과일 맛, 민트향 등의 제품 판매도 중단했다. 2018년 380억달러(약 42조9590억원)에 달하던 회사 가치는 40억달러(4조5220억원)로 쪼그라들었다.

현재 줄의 제품은 미 식품의약국(FDA)에서 미국 시장 유통여부를 놓고 재심사를 벌이고 있다.

FDA는 줄의 전자담배가 실제 담배보다 덜 해로운지 여부를 검증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줄은 반독점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2018년 담배회사 알트리아그룹이 줄 지분 35%를 인수했는데, 이를 놓고 반독점법 위반 여부 재판이 진행 중이다.

sooh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