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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철 스크랩 수출관세 '사상 최고'…국내 철강업계 '직격탄'
철 스크랩 수출관세 t 당 70유로로 인상
자국 철강 생산 보호 위해 수출 전면 금지 움직임도
철광석 이어 원료가 부담 확대 우려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러시아 정부가 자국에서 수출되는 철 스크랩에 부과하는 수출관세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실상 철 스크랩을 한국 등 세계 시장에 팔지 않겠다는 의미여서 가뜩이나 원자재 가격 부담이 큰 국내 철강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9일 인테르팍스 등 러시아 현지 외신보도에 따르면 미하일 미슈스틴(Mikhail Mishustin) 러시아 총리는 최근 해외 시장으로 판매하는 철 스크랩에 부과하는 수출관세를 최소 t 당 70유로로 상향하는 결의안에 서명했다.

수출 관세율은 종전과 같은 5%를 유지했지만 하한선을 대폭 상향함으로써 대부분의 철스크랩 수출관세가 t 당 70유로 이상으로 확정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인상 후 관세는 30일 이내에 발표되며 유효기간은 180일이다.

러시아 정부는 올해 1월에도 철 스크랩 관세를 t 당 15유로에서 450유로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올해에만 수출관세 부담이 4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철강업계에서는 사실상 러시아 정부가 자국 내 철강업계 보호를 위해 철 스크랩의 해외 반출 자체를 막으려는 의도에서 나온 결정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초 러시아 정부는 국내외 철 스크랩 가격 상승을 감안해 수출관세를 t 당 90유로까지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자국 내 철 스크랩 수출업체의 타격을 감안해 인상폭을 조절했지만 여전히 철 스크랩을 자국 내에서 유통하겠다는 방침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의 의결기관인 유라시아경제위원회(EEC)는 러시아에서의 철스크랩 수출을 6개월 동안 제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한국 철강업계가 철 스크랩을 수입하는 3대 국가 중 하나인 만큼 러시아가 철 스크랩 수출을 중단한다면 국내 철강업계는 철광석에 이어 원료 가격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러시아산 철 스크랩은 지난달 4만9000t이 수입돼 일본산(21만3000t)과 미국산(8만3000t)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양이 국내에 수입됐다.

실제로 중국 발 수요 급증에 러시아의 수출 제한 움직임이 커지면서 국내 수입되는 철 스크랩의 양은 줄어드는 한편 수입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5월 국내에 수입된 철 스크랩 전체 양은 154만5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 줄어든 반면, 수입가격은 평균 t 당 416달러로 전년 대비 54.1%나 상승했다.

국내 철강업계의 철 스크랩 자급률은 85% 수준에 불과한 만큼 국제 가격 변동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지면서 철강재 수요가 급증하는데다 탄소배출량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강해지면서 각국은 쇳물을 생산할 때 철광석 대비 탄소 배출량이 20%가량 적은 철 스크랩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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