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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티브 잡스가 틀렸다” 애플 ‘한뼘폰’, 이유 있는 실패? [IT선빵!]
애플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소개하는 모습. [AP]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스마트폰은 한 손 엄지손가락으로 모든 것을 조작할 수 있어야 한다.”

애플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가 강조한 그의 철학이다. 그는 ‘아이폰’ 신작을 발표할 때마다 한 손에 쥔 아이폰의 모서리 끝까지 엄지손가락으로 터치해가며, 이른바 ‘한뼘폰’을 강조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로 촉발된 대화면 스마트폰 흐름 속에서도 애플은 ‘미니’ 모델과 ‘아이폰SE’ 모델로 ‘한뼘폰’ 명맥을 유지했다.

하지만 그의 ‘한뼘폰’ 철학이 이제 무색해졌다. ‘아이폰12’가 역대급 판매량을 올리는 상황에서도 가장 작은 크기인 ‘아이폰12 미니’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폰12 미니 단종설 “판매 부진 탓”

애플 전문매체 맥루머스는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아이폰12 미니’ 모델이 다른 모델보다 부진한 판매 실적으로 생산이 종료됐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폰12 미니 모델은 올 2분기에 단종이 결정됐으며, 애플은 기존 재고분만 판매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폰12 미니는 총 4가지로 출시된, 아이폰12 시리즈 중 가장 작은 사이즈다. 아이폰12 기본·프로 모델은 6.1인치, 아이폰12 프로맥스는 6.7인치다. 아이폰12 미니는 5.4인치로, 상대적으로 작은 화면을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출시됐다.

‘한뼘폰’의 수요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아이폰12 미니의 성적표는 가장 부진하다.

JP모건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아이폰12 미니가 지난해 거둔 매출은 전체 아이폰 매출의 5%에 불과했다. IT전문매체 폰아레나 등 외신은 애플이 올 하반기 신작 ‘아이폰13’ 시리즈에서는 아예 미니 모델을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2007년 1월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Macworld 2007)에서 고(故)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소개하는 모습. [allaboutstevejobs.com 캡처]
[맥루머스 캡처]
애플, 삼성 대화면 조롱했지만…“한뼘폰, 이제 옛말”

애플이 상대적으로 작은 ‘미니’ 모델을 놓지 않았던 것은 스티브 잡스 철학의 연장선이다.

애플은 ‘아이폰5’ 이전까지 3.5~4인치 크기를 고집해왔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 시리즈로 대화면 스마트폰을 출시했을 당시, 애플은 조롱에 가까운 악평을 쏟아내며 ‘절대 대화면 스마트폰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상황은 4년여 만에 완전히 역전됐다. 애플은 삼성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4개나 출시된 이후에야 ‘아이폰6 플러스’에서 처음으로 5.5인치를 채택하며 대화면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최근 출시된 ‘아이폰12 프로맥스’에서는 급기야 6.7인치까지 크기가 커졌다. 애플도 ‘대화면’시장을 결국 인정하게 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의 역할이 과거보다 다양해지면서 작은 화면에 대한 수요는 한계에 있다고 본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폰이 동영상을 시청하거나 게임을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의 역할을 하게 되면서 대화면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화면을 이용한 소비자가 작은 화면으로 다시 돌아가기는 쉽지 않다”며 “큰 화면으로 영상을 보고 휴대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다 폴더블폰으로 진화하게 된 것도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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