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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땜질에 또 땜질...누더기 뒤집어쓴 임대사업자
정부정책 ‘규제’로 전환
사실상 제도 폐지의 길로
사업자 “왜 우리 책임인가”

등록 임대사업자 제도가 ‘정책 불신’의 대표적인 사례로 떠올랐다. 정부가 정책 방향을 ‘장려’에서 ‘규제’로 틀면서 수차례 땜질이 이뤄지다가 사실상 제도 폐지의 길로 접어들었다.

임대사업자들은 정부가 부동산 정책 실패와 집값 상승의 책임을 엉뚱한 곳에 돌리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관련기사 4면

시장에서는 임대사업자 제도 축소가 ‘반값 전세’의 씨를 말리면서 임차인의 주거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임대등록사업 제도 개선 방안’에서 건설임대는 유지하되 매입임대는 신규 등록을 폐지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는 등록 말소 후 6개월간만 인정하고,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는 의무 임대기간 이후 바로 없앤다는 방침도 내놨다.

정부는 지난해 7·10 대책에서 아파트 임대사업자 신규 등록을 폐지하고 기존 등록자는 의무임대기간 종료 후 자동 말소하기로 했는데, 이번에는 정책 대상을 다세대·다가구 등 비아파트로 넓힌 것이다.

이는 정부가 각종 세제 혜택을 주며 등록을 장려했던 제도가 다주택자의 세금 회피 수단이 되고, ‘매물 잠김’을 유발해 시장을 왜곡시켰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주택 공급을 늘릴 묘안이 없는 상황에서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매물을 시장으로 끌어내겠다는 의도도 담겼다.

이런 내용이 발표된 후 고령 은퇴자 등 생계형 임대사업자를 중심으로 반발이 커지자 특위는 한발 물러섰다. 생계형에 대해서만 예외를 두거나 비아파트 임대사업자의 신규 등록을 허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중이다.

땜질이 가해진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정부는 민간임대주택 공급을 통해 서민 주거 안정을 꾀하겠다며 2017년 8·2 대책에서 임대주택 등록 유도책을 예고한 뒤, 그 해 12·13 대책에서 임대사업자에게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와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등 혜택을 준다고 했다. 임대사업자는 각종 세제 혜택을 받는 대신 임대의무기간 동안 임대료를 직전 계약보다 5% 이상 증액할 수 없는 전셋집을 내놓게 된 것이다.

집값 상승 속에서 정부는 1년 만에 정책 기조를 뒤엎고 9·13 부동산 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의 등록 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세·종부세 혜택을 축소했다. 같은 해 12·16 대책에서는 임대사업자의 의무를 강화하고, 지난해 7·10 대책 때는 단기임대(4년)와 아파트 매입 임대(8년) 제도를 폐지했다.

임대사업자 사이에선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필요할 때는 갖은 혜택을 주며 유혹하더니, 어느 날부터 집값 불안의 원흉으로 지목하고 각종 규제로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알짜 전셋집이 빠른 속도로 소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임대사업자의 임대주택 운영 축소가 시장의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라고 봤다.

양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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