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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주52시간제 확대, 부작용 줄이는 데에 만전 기해야

정부가 오는 7월 1일부터 50인 미만 영세 중소기업에 대한 주 52시간제 적용 강행 방침을 확인했다. 기대했던 일정 기간 유예나 계도기간은 두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래도 근로자대표와의 합의를 전제로 연장근로 가능성을 열어두며 숨 쉴 틈은 마련했다. 고용노동부는 16일 이 같은 내용의 주 52시간제 현장 지원 방안을 내놨다. 불행 중 다행이다. 그나마 차선 정도로는 평가해줄 만하다.

정부의 대책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전체 사업장의 95%에 달하는 5~29인 기업에 대해 근로자대표와의 합의를 전제로 내년 말까지 주 8시간의 추가 연장근로를 허용해줬다는 점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외국인력 수급의 어려움을 겪는 기업은 특별연장근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기로 했다. 지난 4월 탄력 및 선택근로제 확대 등의 유연근로제 강화 조치까지 생각하면 영세 중소기업들이 주 52시간제의 엄격한 적용에 따른 인력 수급의 급한 불은 우선 끌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근로시간 단축정책이 소규모 영세사업장까지 안착되기엔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따지고 보면 주 52시간 근로제만큼 좋은 취지의 정책도 없다. 장시간 노동 관행은 개선돼야 하고 일과 삶의 균형도 필요하다. 문제는 그런 효과는 일부에 머물고 부작용마저 심각하다는 점이다. 대기업, 사무직 근로자는 엄격한 주 52시간제 준수의 최대 수혜자다. 이미 임금이 높은 데다 초과근무수당의 비중도 낮아 칼퇴근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하지만 당장 다음달 1일부터 확대 적용될 영세 중소기업 생산직 근로자들은 노동시간이 곧 수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근무시간의 감소는 수입 감소로 직결된다. 임금을 올려준다면 좋지만 여건이 그렇게 좋은 중소기업은 많지 않다. 당장은 내년 말까지 이용 가능한 연장근로 수단들을 동원해 버틴다 해도 그 이후의 갈 길은 또 험하다.

사업자는 더 큰 문제다. 중소기업들도 공장 가동률이 곧 수익이다. 하지만 근로시간 단축으로 부족해진 인력을 새로 채용하기는 어렵다. 고용비용 부담이 큰 신규 직원을 뽑아 새로 교육하느니 기존 숙련된 직원의 초과근무가 더 낫다. 직원 연령이 높아지고 노동시간이 길어진 이유 중 하나다.

취지가 선하다고 좋은 결과까지 담보되는 건 아니다. 이미 많은 정책 사례가 그걸 보여줬다. 가난한 사람들 소득을 높여준다며 실시한 최저임금의 과속 인상은 일자리 감소와 청년 고용절벽의 결과로 나타났다. 세입자를 위한다던 임대차법도 전세물량의 급감으로 오히려 집 없는 사람들 피해만 키우지 않았는가. 좀 더 신중한 정책으로 부작용 줄이기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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