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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는 게 없다” “최저시급도 안돼”…잡음 가득 ‘한집배달’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배달비 빼면 손에 쥐는 게 얼마 안 됩니다. 한국 문화특성상 고객배달비 부담을 높이긴 힘들고… 울며 겨자먹기로 하는 거죠.”(자영업자)

“단건 배달이면 1시간에 2건이 최대인데 단가가 너무 낮아요. 보험료 등 고려하면 최저시급도 벌기 힘듭니다.”(배달라이더)

“고객으로선 음식이 빨리 와서 좋긴 한데… 배달비가 오르면 결국 음식값도 오르지 않을까요?”(소비자)

배달의민족이 ‘한 번에 한 집 배달’을 도입하며 단건 배달 시대가 가속화되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 초기부터 업계 관계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점주들은 배달비 부담이 높아졌다며, 라이더들은 수입이 줄어들었다며 아우성이다.

배달 중개 플랫폼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경쟁이 치열해지며 시작된 ‘쩐의 전쟁’이 큰 부담이 되고있지만 고객만족도를 생각하면 단건 배달을 포기할 수 없다. 배달앱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낮은 수수료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배달의민족 제공]
▶“누구를 위한 단건 배달인가”…점주·라이더 아우성

배달의민족은 지난 8일부터 서울시 송파구를 시작으로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원)’을 시작해 15일 현재, 도입 일주일째다. 한 명의 라이더가 평균 2~3건을 묶음배달하는 것과 달리, 배민1 서비스를 이용하면 한 번에 한 집만 배달할 수 있다.

그러나 한숨 섞인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배달비 부담 때문이다. 건당 2500~3000원부터 시작하는 묶음배달과 달리, 단건 배달은 기본 5000원(프로모션 기준)이다.

고객 부담이 없는 무료 배달인 경우를 가정하면, 점주는 1만6000원짜리 치킨 1마리에 배달비 5000원과 중개수수료 1000원, 총 6000원을 부담해야 하는 것(프로모션 기준)이다. 여기에 결제수수료 및 부가세는 별도다.

배달 오토바이들. [연합]

통상 해외에서는 배달비를 전액 소비자가 부담한다. 그러나 낮은 배달비가 익숙한 국내 배달문화에서 점주는 ‘울며 겨자 먹기’로 배달비를 분담할 수밖에 없다. 경쟁이 치열한 배달시장에서 저렴한 배달비는 필수다.

반면 배달기사들은 단건 배달 배달단가가 너무 낮다고 토로하고 있다. 기존 묶음배달 때에는 1시간에 4~5건도 가능했지만 단건배달 시스템에서는 1시간에 2건이 최대라는 것이다. 단건 배달이 보편화되면서 오히려 수입이 줄었다고 주장한다.

▶“한집 배달이 옳긴 한데”… ‘쩐의 전쟁’ 난감한 플랫폼

이해관계자들의 아우성에 배달플랫폼도 고민이 깊다. 고객만족도를 생각하면 단건 배달이 보편화되는 것이 맞지만 그에 따른 부담이 만만치 않다. 너도나도 단건 배달에 뛰어들면서 배달판은 ‘쩐의 전쟁’이 됐기 때문이다.

국내에 처음으로 단건 배달을 도입한 쿠팡이츠. [쿠팡이츠 광고화면 갈무리]

단건 배달에서는 충분한 라이더 수 확보가 배달 품질을 좌우한다. 이에 배달앱은 각종 프로모션과 현물성 이벤트를 진행하며 ‘라이더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수수료 경쟁 또한 치열하다. 지난 2019년 처음으로 단건 배달을 도입한 쿠팡이츠는 2년이 넘도록 상당수 가맹점주에게 프로모션 요금을 적용하고 있다. 정상가는 중개수수료 건당 15%, 배달비 6000원이다. 그러나 프로모션을 유지하며 건당 1000원, 배달비 5000원을 적용한다.

최근 단건 배달을 시작한 배민은 쿠팡이츠보다 저렴한 중개수수료 12%, 배달비 6000원을 내세웠다. 그러나 배민 역시 종료 기한을 정하지 않고 건당 1000원, 배달비 5000원이라는 프로모션 요금을 적용하고 있다.

대표 배달 플랫폼 3사. [각사 로고 취합]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가 시작한 단건 배달이 확산되며 결국엔 배달앱 간 출혈경쟁이 심화됐다”며 “플랫폼 입장에서는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손해까지도 감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단건 배달은 따뜻하고 신선한 음식을 받으려는 고객의 니즈를 생각하면 보편화되는 것이 맞다”면서 “하지만 시장에 ‘전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가 도입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자 간 갈등과 경쟁이 불가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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