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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칼럼] 청년대출 급증 속사정

청년층의 채무 비중이 해가 지날수록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새롭게 대출을 받은 사람 중에 30대 이하가 58.4%에 달한다. 2017년에는 49.5% 였는데, 불과 4년 만에 약 10%포인트 증가했다.

필자가 운영하는 비교 대출 및 대출 관리 플랫폼 ‘핀다’의 대출 현황을 살펴보면 대출자 10명 중 7명은 2030대였다.

20대의 경우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신규 대출 약정 건수가 연초 대비 292% 증가하며 전체 연령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들은 80% 이상이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대출을 받았는데 실제로 사용후기를 보면 더 실감이 난다.

“그동안 막막했는데, 숨통을 틔웠다” “죽다 살아났다”라는 후기들을 보면 그들의 삶이 얼마나 절박한지를 보여준다.

그렇지만 사회적으로 청년 대출 증가 현상의 배경을 투기 목적의 대출, 즉 ‘빚투 현상’과 동일시하면서 실업난 등 개인의 어려운 상황은 등한시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실제로 이들이 받은 대출의 64%는 주거를 위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청년 대출 문제를 개인의 탓으로만 돌리지 말고 그들의 속사정을 살펴봐야 한다.

청년층 대출은 왜 이렇게 많아지게 된 걸까.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대학생들은 입학 후부터 현재까지 비대면 수업을 받으면서도 비싼 대학등록금을 고스란히 내느라 학자금 대출을 받고 있다. 이미 월세방을 구해 그곳에서 지내고 있는 청년들은 아르바이트와 부모님이 보내주시는 소정의 용돈으로 매월 지출을 힘겹게 막아내며 대출 상환에 대한 부담을 더 가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회초년생들의 취업 또한 막혔다. 전 연령대의 평균 실업률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는 청년실업률이 반증하듯, 많은 기업이 신규 채용을 하지 않고 있다.

아르바이트 자리마저 감소하는 추세다.

서울청년유니온은 지난해 11월, 코로나19로 실직한 2030 알바생 중 재취업에 성공한 경우는 13.7%에 그친다고 했다. PC방, 편의점 등 이른바 대학생 아르바이트의 대표 주자이던 곳들도 영업을 안 하거나 경영난으로 아르바이트를 더 이상 뽑지 않게 되자 돈을 벌 수 있는 곳에 없어진 것이다.

이들은 주로 생활비 연체 경험과 주거 이전, 임금 연체 또는 미지급, 구직활동 비용 부담 증가 등으로 인해 우울감을 앓고 있다.

필자 역시 전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급하게 돈이 필요했을 때 며칠 동안 은행을 발품 팔며 시간을 보내느라 답답했던 경험을 토대로 여러 은행의 대출 심사 과정을 한 번에 받아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비교 대출 플랫폼을 만들었다.

비교 대출 플랫폼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돈이 필요할 때 대출이 가능한지 알아보기 위한 시간과 비용을 확실히 줄여줄 수 있기 때문에 청년들의 급박한 상황을 도와주는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청년층의 본질적인 어려움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

우리 모두는 우리의 미래를 밝고 희망적으로 만들어 나갈 책임이 있다. 우선 국가와 사회가 청년층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거두고 보다 본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때가 아닐까.

이혜민 핀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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