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쌍방울 등 10여곳 물망
2000억원 대 채무, 위축된 규모에 경쟁력 하락
"운전자금 확보 가능한 곳이 인수해야" 지적
이스타항공이 14일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한다. 그동안 위축된 기단 및 직원 규모와 치열해진 항공업계 경쟁을 감안하면 인수 후보의 자금력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에 계류중인 이스타항공 항공기[연합뉴스] |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경영난으로 법정관리에 들엉간 이스타항공이 최종 인수자 선정을 위한 본입찰에 돌입했다. 하지만 실제 새 주인을 찾더라도 기단과 직원 등 항공 경쟁력이 위축돼 여전히 험난한 파고를 넘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이스타항공과 법원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매각 주관사 안진회계법인은 이날 오후 이스타항공 본입찰을 실시한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7월 제주항공이 인수를 포기한 이후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종합건설사 성정이 매각 공고전 예비후보로 나선 가운데 하림그룹과 쌍방울 컨소시엄, 사모펀드(PEF) 등 10여곳이 인수의향서(LOI)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인수 후보자는 오는 21일께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트래블버블 제도에 따른 국제선 운항 재개 움직임으로 이스타항공의 매각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그러나 이스타항공의 열악한 재무상태와 항공경쟁력을 감안하면 인수 이후 통합과정이 정상화를 위해 더 중요한 단계가 될 전망이다.
이미 완전자본잠식 상황에 빠진 이스타항공이 갚아야할 체무는 공익채권인 체불임금과 퇴직금 700억원을 포함해 2000억원을 넘는 수준이다. 게다가 항공운항증명(AOC) 재취득에도 100억원 상당의 비용이 들 전망이다.
한때 16대의 기단을 운영했던 이스타항공은 비용 감축을 위해 현재 B737-800 기종 4대만 남겨둔 상태다. 여기에 조종사와 승무원, 지원인력을 망라한 600여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해 당장 AOC를 재취득하더라도 국내선과 국제선 운항을 원활히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제는 이스타항공이 운항을 중단한 사이 신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대거 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는 점이다.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한 에어로케이는 지난달 청주~제주 노선 운항을 시작하고 2000~3000원대 초저가 항공권을 내놓았다. 다음달 취항을 앞둔 에어프레미아도 김포~제주 노선 취항을 위해 국토교통부와 협의 중이다.
허희영 항공대 교수는 "이스타항공이 새 주인을 찾더라도 다른 항공사와 경쟁이 가능해질 정도로 노선 및 기단 경쟁력을 회복하기 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리는 만큼 충분한 운전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업이 인수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