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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학의 ‘재심리’ 판결 파장…검찰 재소자 조사 관행 바뀔까
대법원, ‘검찰 면담 후 진술 번복’ 지적…파기환송
檢, “법원 시각 과하단 생각도…제도 개선도 필요”
한명숙 전 총리 판결 소수의견과도 유사
대검·법무부 합동감찰에 영향은 없을 듯

성접대·뇌물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보석으로 석방되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열린 김 전 차관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으며, 지난 2월 청구한 보석도 허가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대법원이 뇌물 혐의를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상고심에서 ‘검찰 면담 후 진술 번복’을 지적한 가운데, 이번 판결이 향후 검찰의 재소자 조사 관행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차관의 파기환송심을 열 예정이다. 전날 대법원은 김 전 차관의 상고심에서 뇌물공여자로 지목된 사업가 최모 씨가 증인신문 전 검찰과 면담 후 법정에서 김 전 차관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판결에 대해 검찰 안팎에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검찰 내부에선 증언 전 검사의 사전 면담에 대한 논란의 여지는 있겠지만, 향후 증인이 먼저 요청한 면담에도 검찰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선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법원이 검사를 만나 회유·협박으로 피고인에게 더 불리하게 바뀐 거 아니냐고 의심할 순 있겠지만 그게 꼭 검사를 만나 진술이 변한 것이라는 법원의 시각이 좀 과하단 생각이 들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정에서 잘못 얘기하면 위증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오히려 증인들이 먼저 검사에게 면담을 먼저 요청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며 “검사 면담 없이 조서를 볼 수 있게 하는 등 제도적인 미비점 해결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특수수사 경험이 있는 검찰 출신 변호사는 “적법절차에 따라 하자는 것이 법원 판단이고 검찰도 그런 방향으로 하려고 해 이번 판결이 문제가 될 것 같진 않다”고 전망했다.

김 전 차관의 대법원판결은 한명숙 전 총리 사건 판결 중 소수의견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5년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한 전 총리의 유죄를 확정했다. 그러면서 소수의견은 한 전 총리에게 뇌물을 줬다는 건설업자 고(故) 한만호 씨가 ‘검찰의 회유 등에 의한 진술로 허위나 과장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 전 총리 사건은 모해위증교사 의혹도 불거지면서, 법무부와 대검이 합동감찰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이번 김 전 차관 판결이 합동감찰에까지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관계자는 “한 전 총리 사건은 뇌물 공여자가 진술을 바꿔도 유죄가 난 사건이고, 다른 물증도 있던 사건이라 김 전 차관 사건과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검·법무부 합동감찰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로, 검찰 중간간부 인사 직후께 결과 발표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특가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차관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최씨가 1심과 항소심 법정에서 진술하기 전에 검찰에 소환돼 면담하는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회유나 압박, 답변 유도나 암시 등의 영향을 받아 종전에 한 진술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로 변경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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