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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버타~텍사스 ‘초대형 송유관 연결사업’ 폐기 수순
키스톤XL 소유주 “손 떼겠다”
“온난화 저지...환경론자 승리”

캐나다 앨버타에서 미국 텍사스까지 하루 80만배럴의 원유를 수송하는 길이 1800㎞의 초대형 송유관(사진)을 연결하는 키스톤XL 사업이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키스톤XL 소유주인 캐나다 TC에너지는 앨버타주 정부와 함께 9일(현지시간) 이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혔다. 캐나다의 대표적 산유지로 꼽히는 앨버타주 역시 총 사업비 90억달러(약 10조원)인 이 사업에 15억달러(약 1조6700억원)를 투자하며 의욕을 보여왔다. 키스톤XL 사업 중단은 송유관 공사에 반대하며 거대 기업에 맞서 온 환경론자들의 승리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허가했던 이 사업을 무효화했다.

미 정부는 2008년 이 사업을 허가했지만, 이후 환경 문제로 법적 분쟁이 벌어졌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당시인 2015년 11월 사업이 불허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2017년 1월 행정명령을 통해 허가했고, 바이든 대통령이 다시 이를 뒤집은 것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새 송유관 건설을 막은 환경론자들의 승리”라고 평가하면서 “이들은 송유관 건설이 석유 대량 소비로 이어져 결국 지구 온난화를 앞당길 것이라며 반대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국제 기후변화 비정부기구(NGO) ‘350.org’ 등이 이번 분쟁을 이끌었고, 거대 정유회사인 엑손모빌의 장기전략 수정을 요구하며 이사진 교체까지 이뤄낸 행동주의 펀드 ‘엔진넘버원’ 등이 그 뒤를 받친 격이 됐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환경 단체들은 앞으로 계속 송유관 건설 반대 운동을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국제환경운동가이자 350.org 설립자인 빌 맥키번은 “우리가 이 싸움을 시작할 때 거대 정유회사들이 질 거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면서 “하지만 우리의 취지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고, 결국 돈 많은 대기업보다 우리 힘이 더 세졌다”고 말했다.

TC에너지 측은 다양한 옵션을 검토했으며, 그 결과 사업을 접기로 최종 결정했다면서 향후 천연가스 수송 및 저장 등 북미 기대에 부응하는 청정에너지 사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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