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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최고 부호 25명, 세법 구멍 활용 소득세 쥐꼬리 납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제프 베이조스, 워런 버핏, 마이클 블룸버그, 일론 머스크 [AP·로이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등 미국 최고 부자 25명은 2014~2018년 연방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거나 소득 대비 상대적으로 적게 낸 것으로 파악됐다. 미 세법의 구멍을 활용한 것으로 실질 세율은 0.10~3.27%에 지나지 않았다.

이런 사실은 비영리 인터넷 매체 프로퍼블리카가 미 국세청(IRS) 자료를 입수·분석한 결과라며 전한 것이다. 부자에게 세금을 더 거둬 막대한 재정을 풀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소득세율 인상 논리가 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소재다. 폭발력 있는 기사의 공개 시점도 IRS에 대한 예산 확대를 두고 상원에서 청문회가 열린 날이어서 묘하다. 비공개 자료가 어떻게 언론에 흘러갔는지에 대한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프로퍼블리카는 25명의 미 부호가 2014년부터 5년간 자산 4010억달러에 대해 연방소득세 136억달러를 냈다고 IRS 자료를 토대로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언론도 비중 있게 다뤘다.

이들은 개인 연방소득세로 평균 15.8%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실질 세율로는 3.4%에 불과했다. 연 7만달러를 버는 미 중위소득 가정이 소득의 14%를 연방정부에 납부하는 것과 대조된다.

주요 부호의 2014~2018년 개별 납세 현황을 보면, 세계 최고 부자인 베이조스 CEO는 2017년 연방소득세를 전혀 내지 않았다. 회사 주가가 두 배가 된 해였다. WP는 베이조스가 자사 소유주라고 적시, 5년간 자산이 990억달러 늘었는데 수입 42억2000만달러에 대한 세금으로 9억7300만달러를 내 실질 세율은 0.98%라고 지적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이 기간 동안 세금으로 2370만달러를 냈다. 자산은 243억달러 늘었으면서다. 그는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물려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해왔다.

미디어 기업 블룸버그를 소유한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2018년 19억달러를 벌어 소득세로 7070만달러를 낸 걸로 나타났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는 15억2000만달러를 벌어 4억5500만달러를 소득세로 냈다. 이 기간 그의 자산은 139억달러가 늘어나 실질 세율은 3.27%였다.

이들 부호가 세금을 적게 낸 건 미 세법의 복잡한 허점 덕분이며 과세 체계의 극명한 불평등을 보여주는 거라고 NYT는 지적했다.

운영하는 회사의 주식, 별장, 요트, 기타 투자 등 부자가 축적한 대부분의 부는 자산을 매각하고 이익이 실현되지 않는 한 ‘과세 가능 소득’으로 간주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바이든 대통령이 부유세를 재고려토록 할 수 있다고 NYT는 봤다. 정부가 최고 한계 소득세율을 37%에서 39.6%로 올리겠다고 제안한 상태이지만, 25명의 부호가 세금을 더 내게 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다.

미 민주당 내 ‘경제통’ 앨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5000만달러 이상의 개인 순자산에 대해 2%의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엔 부채를 뺀 후 주식 가치, 주택, 보트 등 개인이 소유한 것들이 포함된다.

정부의 기밀 정보가 만천하에 드러난 것을 놓고도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기사에 언급된 부호들이 법적 대응을 거론했다. IRS를 관할하는 정부 기밀 정보의 무단 공개는 불법이라며, 독립 조사 권한을 갖고 있는 감사관실과 연방수사국(FBI) 등에 회부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 금융위가 이날 진행한 청문회에 출석한 찰스 레티그 IRS 청장은 기사에 나온 정보의 출처가 IRS라는 주장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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