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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 상승하면 보험·증권사 큰 타격”
예보, 금융권역별 영향력 분석
채권 평가액 감소 ‘눈덩이 손실’
저금리 채권수익 부메랑으로
생보사 RBC비율 40%P 하락
손보사 자본성증권 이자부담 ↑
증권사도 대규모 평가손실 예상

금리상승 가능성이 커지면서 채권관련 수익에 의존을 많이 하는 보험사와 증권사가 경영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예금보험공사는 최근 발행한 ‘금융리스크 리뷰’에서 금리 상승을 가정한 금융권역별 영향을 분석했다. 은행과 저축은행 등 대출이 주요 수익원인 곳들은 차주 위험관리가 시급한 과제로 꼽혔지만, 당장 경영에 심각한 위협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하지만 보험과 증권은 금리상승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예보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생명보험사는 10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지난해말 보다 50bp(100bp=1%포인트) 상승하면 지급여력(RBC)비율이 40%p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100bp 오르면 76%p 하락이 예상된다. 국채 10년물은 지난해 연말 1.71%에서 4일 2.17%까지 이미 46bp나 올랐다.

지난해 생보사는 대형사와 중소형사, 외국계 모두 RBC비율이 증가했다. 이에 9월 기준 대형사는 324.7%, 중소형사는 260.7%, 외국계는 275.4%로 늘었다. 누적된 평가손익이 계정재분류로 인해 일시적으로 반영되어 가용자본에 미치는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유상증자와 자본성증권 발행도 이뤄졌다.

정민호 생명보험팀장은 “특히 만기보유증권에서 매도가능증권으로 계정재분류를 실시하였거나, 매도가능유가증권 보유비중이 높은 생보사를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운용자산 손상차손을 겪고 있는 손보사들도 채권가격 하락까지 겹치면 설상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손보사들의 운용자산 손상차손은 전년 대비 1800억원 늘어난 4302억원으로 2017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박병극 손해보험팀장은 “코로나19 관련 민감 업종의 투자 손실 확대 등으로 손상차손이 급격히 증가 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난해 손상차손 처리한 유가증권 중 일부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될 경우 추가 손상 가능성이 높아 이차마진 확보에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채권이자수익률도 전년도 고금리 채권 매각을 통한 차익실현 후 신규로 저금리 채권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면서 전년 대비 0.9%p하락한 2.5%를 기록했다.

지난해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후순위채 및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증권 발행으로 가용 자본 확충에 나섰던 손보업계는 올해 대형사까지 자본성증권 발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같은 자본성 증권은 높은 이자를 지급해야 해 또다른 경영부담 요소다.

올 1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한 증권사 역시 금리 상승 시 채권관련 손실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미 증권사의 채권 운용잔고는 2019년말 211조9000억원에서 2020년말 248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로 증가했다. 예보는 금리상승이 50bp일어날 경우를 가정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총 8918억원의 평가 손실이 예상됐다고 밝혔다. 증권사 헤지 후 듀레이션(0.88년)을 가정했다. 평가손은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1.4%, 연간 순영업수익 대비 -4.7% 수준이다. 실제 지난해 4분기 금리가 상승 움직임을 보이면서 나타난 증권사의 채권 운용 손실 규모만 2282억원에 달했다.

민윤홍 금융투자팀장은 “백신 접종에 따른 빠른 경기회복으로 테이퍼링 언급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며 “언급 만으로도 금리가 급등할 수 있으므로, 경기 회복세 및 증권회사의 채권운용 손익 악화 여부를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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