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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짜 손흥민 경기 돈 내고 봐야” 기꺼이 지갑 열까?
[아이클릭아트]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월에 만원 넘게 내도 좋다, 손흥민 볼 수만 있다면!”

인기 콘텐츠를 선점한 콘텐츠 플랫폼들의 ‘유료화 실험’이 초기 반발을 딛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기존까지 콘텐츠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누리던 포털과 통신기업(IPTV)들도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4일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스포츠 경기 중계채널인 스포티비의 모바일 유료 앱 ‘스포티비나우’의 누적 다운로드 건수는 지난 5월 말 기준 129만942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전인 지난해 5월 40만7192건보다 3배 이상 불어난 규모다.

[모바일인덱스]

특히 스포티비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 중계를 전면 유료화한 지난 9월에는 한달 만에 27만여회의 다운로드가 이뤄졌다. 이후 증가세가 잠잠해지는 듯했으나, 한국 선수들 출전 경기 영상까지 모두 유료로 전환한 올 3월 이후로 다시 5만4000여명이 새로 앱을 설치했다. 이용권 가격이 최소 월 7900원으로 저렴하지 않다는 점에서 더 눈에 띄는 성장세다.

스포티비 홈페이지 캡처

기존까지 축구 팬들은 네이버에서도 무료로 EPL 경기를 볼 수 있었다. EPL 국내 중계권을 보유한 에이클라(스포티비 모회사)의 디지털 중계권을 네이버가 갖고 있었기 때문. 하지만 2019년 에이클라와 네이버와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EPL 경기를 보려면 스포티비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계속 네이버에서 무료로 볼 수 있던 손흥민 등 국내 선수 경기도 지난 3월부터는 중단됐다.

쿠팡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쿠팡플레이가 손흥민 경기 중계권만 따로 빼내 서비스하는 등 실험에 나서고 있는데, 여전히 축구 팬들은 다양한 스포츠 경기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티비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예컨대 오는 7일 개최될 전설적 복서 메이웨더와 유튜버 복서 폴 로건의 경기도 스포티비를 통해야만 한다.

콘텐츠에 지갑을 여는 추세는 비단 스포츠 분야 뿐만이 아니다. CJ ENM의 OTT ‘티빙’은 지난 2017년부터 줄곧 무료로 제공해 왔던 실시간TV 채널을 지난 4월 말부터 유료로 전환했다. 기존에는 앱만 설치하면 유료 구독을 하지 않더라도 유명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본방사수’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최소 7900원을 내고 구독해야 시청이 가능하다.

티빙CI

그럼에도 티빙의 성장세는 주춤할 줄 모른다. 5월 한달에만 14만2000여 건의 신규 다운로드가 이뤄졌다. 특히 지난 5월 기준 티빙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297만명으로, 한달 전 273만명과 비교해 24만명 이상이 늘었다.

이처럼 인기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거나 선점한 플랫폼들의 ‘제값’ 요구가 늘어나면서, 압도적 규모의 이용자를 바탕으로 저렴한 가격에 콘텐츠를 서비스해 왔던 포털이나 통신사(IPTV)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네이버가 월 정액제로 운영되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혜택 중 하나로 티빙 무제한 이용권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 상징적이다. 또 네이버는 현재 티빙에 수백억원 규모의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혈맹을 통해 콘텐츠 시장 내에서의 영향력을 지켜내겠다는 계산이다.

[헤럴드경제DB]

올 가을 국내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디즈니의 OTT ‘디즈니플러스’를 잡기 위해 통신사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 또한 주목되는 장면이다. 디즈니플러스는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꼽히는 글로벌 초대형 OTT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8년 IPTV 업계 처음으로 넷플릭스와 독점 계약을 체결한 효과로 점유율을 큰 폭으로 끌어올린 바 있다. 현재 LG유플러스는 IPTV 서비스를, KT는 모바일 서비스를 두고 막판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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