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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팡도 결국 배민은 넘사벽?”…한집배달 장착 배달의민족 ‘파죽지세’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오는 8일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원)’을 시작하는 배민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입점 영업을 시작한지 한달 반 만에 약 5만 곳의 가맹점을 모았다. 약 10년간 배달시장에서 쌓은 저력을 보여주며 업계 1위 자리를 굳히는 모양세다.

단건배달 시초이자 ‘빠른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늘려온 쿠팡이츠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거대 자본조차도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제치는 데에는 역부족이었다. 쿠팡이츠는 지난 2019년 출범부터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배달앱 1위 자리를 노려왔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강남, 서초 등 서울 주요 지역에서 배민을 제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부동의 1위를 유지해온 배민은 ‘넘사벽’이었다. 단건배달에 필수적인 라이더 수 확보를 위한 복지 제도·처우 개선 등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집배달’ 도입에 맞춰 조만간 대대적인 앱 개편도 단행한다.

배민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원) [우아한형제들]
▶정식 출범 전부터 가맹점 4만여개 확보…‘파죽지세’ 배민원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배민원’ 서비스 입점 업체 수가 4만여 곳을 넘어섰다.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중순부터 자영업자들을 상대로 ‘배민1’ 서비스 입점 영업을 하고 있다. 한달 반만에 5만 곳에 가까운 가맹점을 모은 것이다.

단건배달을 가장 먼저 도입한 쿠팡이츠가 지난 2019년부터 2년간 약 12만여 개의 가맹점을 모은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오는 8일 정식 출범하는 ‘배민원’은 배달의민족의 단건배달 서비스다. 이전까지 배달의민족은 한명의 라이더가 배달지가 비슷한 3~5건을 묶음배달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배민원’ 서비스에서는 한번에 한집만 배달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최근 배민 광고가입센터로 들어오는 문의 및 신청의 절반 이상이 ‘배민원’ 관련일 정도”라며“ 점주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삐걱이는 ‘한집배달’ 시초 쿠팡이츠…바짝 긴장

배민의 단건배달 시작으로 가장 긴장한 건 쿠팡이츠다. 단건배달의 시초로서, 쿠팡이츠는 지금까지 여타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빠른 배달’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건배달이 보편화되면 고유의 메리트가 사라질 위험이 있다.

실제로 쿠팡이츠는 배민의 단건배달에 대해 상당히 신경쓰는 모양세다.

[쿠팡이츠 유튜브 갈무리]

최근 쿠팡이츠는 유튜브 등 채널에 ‘다들 돌았어’라는 문구를 삽입한 영상 광고를 게재했다. 영화배우 차승원, 엄태구, 채수빈 등이 참여한 이 광고에서 쿠팡이츠는 “돌지 말고 한 번에 끝내자. 오직 쿠팡이츠에서만 100% 한 집 배달”이라고 강조한다.

배민에서는 배민원 서비스에 가입한 가게의 주문에 대해서만 단건배달을 진행한다. 반면, 쿠팡이츠는 지난 2019년 서비스 출범 초기부터 모든 주문에 대해 단건배달을 해왔다. 해당 광고는 이러한 점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츠는 지난해에만 사용자수가 10배가 넘게 늘어났다. ‘빠른 배달’을 앞세워 지난해 말에는 강남, 서초 등 주요 지역에서 배민을 제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배달업계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배민에게 대적할만큼, 빠른 시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했단 평가를 받았다.

[쿠팡이츠 광고화면 갈무리]

그러나 최근에는 인기가 주춤한 상황이다. 배달 단가 및 배차 시스템에 대한 라이더들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라이더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서비스 품질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 주말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라이더가 잡히지 않은 탓에 ‘쿠팡이츠 주문대란’이 발생했다. 악천후로 주문은 늘어나는데 이를 배달할 라이더들이 부족해 주문 취소 사례가 속출한 것이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라이더 부족으로 인해 “쿠팡이츠가 느려지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쿠팡이츠 ‘주춤’ 틈타…배민“1위 굳히기” 주력

배달의민족은 쿠팡이츠 성장세가 주춤한 사이를 틈타 ‘1위 굳히기’에 나서는 모양세다.

[헤럴드경제 DB]

단건배달에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배달을 해줄 라이더들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배민은 이를 위해 수익 뿐 아니라 복지 제도 구축 및 처우 개선을 내세워 라이더들을 유인하고 있다.

배민은 3일 산재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배달기사들을 위해 의료비 및 생계비를 지원하는 ‘우아한 라이더 살핌기금’ 활성화를 위해 근로복지공단과 업무 협약을 맺었다. ‘우아한 라이더 살핌기금’은 지난 2019년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사재 20억원을 사랑의열매에 기탁해 조성했다. 음식배달 중 교통사고 상해를 입은 라이더에게 긴급 의료비와 생계비를 지원하기 위함이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는 배달업계 최초로 노사 간 단체협약을 진행해 라이더 처우 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협약을 맺기도 했다.

단건배달 도입을 맞아 배민은 조만간 대대적인 앱 개편도 진행한다. 앱 화면을 배달/배민1으로 구분해 소비자와 식당의 선택지를 다양화하는 방향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6월 초 앱을 개편하고 나면, 다양한 메뉴를 고르고 싶은 고객은 ‘배달’, 단건으로 빠르게 배달 오는 것이 필요한 분은 ‘배민1’을 선택할 수 있게 돼 소비자도 식당도 선택지가 넓어질 것”이라며 “푸드 관련 슈퍼앱으로 진화함으로써 고객만족도를 높여드리는 쪽으로 경쟁력 강화 방향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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