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부관참시” vs “대선 장애물”…與, 둘로 갈린 조국 [정치쫌!]
조국 전 장관 둘러싼 당내 파열음 더 커져
文 대통령 간담회에서도 조심스러운 분위기
송영길 “통렬 반성”…강성 “당이 왜 나서나”
강성 문자 폭탄에 “언급 포기” 선언 의원도
내년 대선 앞두고 “약점될라” 우려 커져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초선 의원 68명과 간담회를 하고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지난 4·7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당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더불어민주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내홍으로 다시 균열을 보인다. 당 지도부가 이견을 봉합하고 조 전 장관 문제에 선을 긋자 당내 강성 의원을 중심으로 “다시 부관참시를 하느냐”는 불만이 쏟아졌고, 조 전 장관을 비판하던 초·재선 의원들은 당내 비판 탓에 언급을 피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민주당 소속 초선 의원 68명은 3일 오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간담회를 했다. 여당 초선 의원들이 문 대통령과 직접 소통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부동산 문제와 한·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 코로나19 방역 등과 관련한 정책제안이 나왔다.

그러나 애초 정치권의 관심을 받았던 ‘조국 사태’와 관련한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간담회 직후 민주당 초선 의원모임인 ‘더민초’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의원은 “조 전 장관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며 “그 문제에 대해 의원들이 대통령에게 질문할 필요성을 못 느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 역시 조 전 장관과 관련된 언급이 나왔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짧게 답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굉장히 경직된 자리로, 12명만 사전에 신청을 받아 발언했다. 68명 의원의 생각이 모두 다른데, 하지 못한 말도 있을 것”이라며 “조 전 장관 문제는 청와대에서 민감하게 생각하는 사안인데 쉽게 얘기를 꺼내기 어려운 분위기였다”고 했다.

대통령과 초선 의원들의 간담회에서 조 전 장관이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최근 조 전 장관을 둘러싼 여당 내 이견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지난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민주당 초선 의원 사이에서 “조 전 장관의 자녀 입시 특혜 의혹이 패배의 원인”이라는 자성론이 나왔고, 실제로 2030 초선 의원들은 대국민 공개사과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조 전 장관을 지지하는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문자폭탄과 욕설이 쏟아졌고, 일부 초선 의원은 “앞으로 조 전 장관을 언급하고 싶지 않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여기에 일부 강성 성향의 중진 의원들까지 나서 초선 의원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후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나서 이견 조율에 나섰고, 송 대표는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조 전 장관의 법률적 문제와는 별개로 자녀 입시 관련 문제는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보고 반성해야 할 문제”라며 “국민과 청년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송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조율된 정제된 메시지로 조 전 장관 이슈를 끝내고 내년 대선을 준비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조 전 장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회고록을 통해 불씨를 지피며 당내 이견은 더 커지는 모양새다.

김한정 민주당 의원은 전날 당 지도부를 향해 “골라 패도 정도가 있지, 너무 심하다. 당이 왜 나서냐”며 “당까지 나서서 부관참시도 아니고 밟고 또 밟아야 하겠나. 조국 때문에 대선 망쳤다 소리할 사람이면 민주당 후보로 나서지도 말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당 쇄신을 강조했던 초·재선 의원 사이에서는 “조국이 내년 대선에 가장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수도권 지역구 민주당 재선 의원은 “당 지도부는 쇄신을 강조하고 있는데 오히려 강성 성향의 목소리만 더 커지고 있다. 당이나 대선후보로서는 좋지 않은 일”이라며 “당내에서는 ‘대통령이 먼저 선을 그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현실성은 없어 보인다. 내년 선거에서 당의 발목을 잡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상당수 있다”고 했다.

osyo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