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 제약사 시노백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중국산 백신이 WHO 사용 승인을 받은 것은 지난달 초 시노팜 백신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중국 당국은 WHO 백신 사용 승인을 계기로 코로나19 공동구매·배분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이하 코백스)를 통한 자국산 백신 공급에도 박차, 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도권을 향한 ‘백신 외교’를 더욱 강화하는 모양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시노백 백신이 2회 접종 후에도 안전하고 효과적이란 사실이 입증된 후 WHO 긴급 사용 목록에 등재됐다”고 발표했다. WH0에 따르면 시노백 백신의 유증상 질병 예방 효과는 51%이고, 중증 및 입원을 방지 효과는 100%다.

특히 WHO는 시노백의 보관이 용의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저온 보관이 필요한 화이자, 모더나 백신 등과 달리 냉장보관이 가능해 운송, 저장 인프라가 열악한 개발도상국, 빈곤국에게 유용할 것이란 평가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시노백 백신은 (백신 공급 인프라가) 부족한 곳에 매우 적합하다”고 말했다. WHO가 권고하는 시노백의 접종 대상은 18세 이상 성인이고, 1차와 2차 접종 간격은 2∼4주다.

중국은 WHO가 자국산 백신을 추가 승인 한 것을 자축하며, 글로벌 백신 공급망에 중국의 존재감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WHO의 긴급 사용 목록에 올라간 백신은 코백스를 통해 배분될 수 있다.

이날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코백스에 1000만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할 것이란 기존의 약속을 재확인하면서 “중국은 백신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중국 제약사 시노팜은 코백스를 통한 첫 백신 공급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시노팜의 코로나19 백신은 지난달 7일 WHO로부터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다. 시노팜은 이날 코백스 공급분과 관련, 패키지를 영어로 제작하고 백신의 온도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백신 바이알 모니터(VVM) 스티커 등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펑둬자(封多佳) 중국 백신산업협회 회장은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결정은 중국이 전세계적인 전염병을 퇴치하기 위한 의지와 수단을 모두 갖고 있으며, 실제로 이를 종식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손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