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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팡 “배달 거절 7일 정지” 초강수…라이더 “밥줄 끊겼다” 반발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전업 배달 기사인데 7일 정지라니…”

“6월에 배민원 출시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콜 딜레이에 일주일 정지까지…쿠팡이츠 탈퇴 인증합니다.”(7일 정지 조치를 받은 쿠팡이츠 배달 파트너들)

쿠팡이츠가 과도한 배달 콜(호출) 거절에 대한 제재를 기존 1일 정지에서 7일 정지로 늘리는 ‘강수’를 뒀다. 경쟁사 배달의민족이 다음달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배민원)’을 출시하는 상황에서 자칫하면 자충수가 될 수도 있는 결정이다.

실제로 7일 정지 제재를 받은 라이더들은 “쿠팡이츠 탈퇴”를 인증하며 이탈 행렬을 보이고 있다. 배달의민족으로 갈아타겠단 라이더도 다수다. 그럼에도 쿠팡이츠는 상습 거절이 가맹점주와 고객에게 피해를 입힌다고 판단, 강력한 제재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 15일부터 과도한 배달 콜 거절, 배정 후 취소, 무시로 인한 업무 위탁 제한 기간을 기존 1일 정지에서 7일 정지로 확대했다.

쿠팡이츠의 7일 정지 안내 문자 [배달커뮤니티 캡처]

앞서 지난달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최근 GPS 조작, 과도한 거절, 배정 후 취소, 무시 사례는 고객과 산점의 경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에 대해 1일 업무위탁 제한 조치를 취했던 것을 7일간 업무 위탁제한조치로 강화한다고 밝힌 것의 일환이다.

이와 함께 오는 6월 20일부터는 최근 10건 배정 중 무시, 거절, 배정 후 취소가 3회 이상이면 최대 30분 동안 배차를 주지 않는 ‘쿨 다운 타임’ 제도도 운영한다.

일부 배달파트너들의 상습적인 거절에 대해 초강수를 두는 모습이다.

현재 쿠팡이츠는 배달 파트너들이 콜을 고르는 방식이 아닌 자동 배차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배달파트너들은 배달지 또는 픽업지가 수 km 밖이라는 이유, 단가가 지나치게 낮다는 이유 등으로 특정 배달 콜을 계속해서 거절해왔다.

쿠팡이츠는 과도한 거절 및 취소가 배달 품질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보고 있다. 가맹점주 및 고객에게는 배달 속도를 더디게 해 피해를 입히고, 다른 배달파트너들에게는 배차 기회를 뺏는다는 것이다.

쿠팡이츠 측은 제재 기준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7일 정지나 영구 정지 조치를 받는 배달파트너들은 극히 일부라는 입장이다.

쿠팡이츠 계정이 정지됐을 때 화면 [배달커뮤니티 캡처]

그러나 배달기사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는 쿠팡이츠의 정책을 비판하며 “그동안 고마웠다 쿠팡 이젠 탈퇴한다”, “쿠팡이츠 탈퇴합니다” 등의 탈퇴 인증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실제 7일 정지 제제를 받은 배달 기사들은 “일주일 간 밥줄이 끊겼다”며 분개하고 있다. 또한, 상식적인 선에서 콜을 거절했음에도, 7일 정지를 당했다며 억울함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각에서는 쿠팡이츠의 이러한 제재 강화 조치가 오히려 자충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오는 6월부터 경쟁사 배달의민족이 단건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면, 라이더들의 대거 이탈이 더욱 가속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라이더 모시기에 나서야할 마당에, 강수를 두는 것이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쿠팡이츠는 지난 2019년 배달업계 최초로 ‘한 번에 한 집 배달’이라는 단건배달을 도입했다. 속도가 생명인 단건배달에서는 라이더수 확충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쿠팡이츠는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해서는 해당 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쿠팡이츠는 다음달부터 전월 배달 완료율, 배달 횟수 등을 기준으로 등급을 정해 차등적인 리워드를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시행한다. 과도한 거절에 대한 패널티와 함께 성실한 라이더에게는 확실한 보상을 제공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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