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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얀마 군부, 아웅산 수치 NLD 강제 해산 선언…이웃나라 전철 밟나
21일 미얀마 군부 선거 부정 이유로 “NLD 강제 해산”
태국서 ‘쿠데타 집권’ 쁘라윳 정권, 경쟁당으로 부상한 FFP 강제 해산
캄보디아서도 장기 집권 여당이 ‘정부 전복’ 거론하며 제1야당 해산한 바 있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얀마 네피토에서 전국 정당 회의가 열리고 있는 모습. 이날 미얀마 군부가 임명한 인사들로 구성된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 부정을 이유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을 해산하고, 당의 지도급 인사를 반역자로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얀마 군사정부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을 강제 해산키로 하면서 장기 집권에 대한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 같은 군부의 강제 해산 결정은 이웃한 태국과 캄보디아의 사례 등을 따라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미얀마 군부가 임명한 인사들로 구성된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 부정을 이유로 NLD를 해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선관위원장은 전국 정당 연석회의에서 “NLD 선거 부정은 불법적인만큼 NLD 정당 등록을 끝내야 한다”면서 NLD 지도급 인사들을 반역자로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는 NLD를 정치적으로 제거함으로 다시는 정권을 내주지 않을 것이란 저의다.

미얀마 민주진영인 국민통합정부(NUG)는 “군정의 충실한 부하인 선관위가 NLD를 해산하려는 것은 국민 뜻에 반해 군사정권을 연장하려는 뻔뻔하고도 비민주적인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보다 앞서 태국에서는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경쟁당으로 부상한 퓨처포워드당(FFP)을 강제 해산한 일이 있었다.

FFD는 지난 2019년 총선 당시 군부의 재집권 반대와 군부 헌법 개정 등의 공약을 앞세워 젊은층을 받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1년 만에 사실상 대표 야당으로까지 자리잡았다. 심지어 서밋 그룹 부회장 출신인 타나톤 중룽르앙낏 FFP 대표가 여론 조사서 차기 총리 적합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쁘라윳 정부는 위협적 존재로 부상하는 FFP의 부상을 가만히 지켜보지 않았다. 이후 FFP와 타나톤 대표를 향해 잇따라 법정 소송이 제기됐다. 헌법재판소는 그 중 FFP가 타나톤 대표로부터 거액을 빌린 일이 빌미로 정당법 위반 협의를 인정, 이듬해 초 FFP에 강제 해산 결정을 내렸다. FFP의 젊은 지도부의 정치 활동도 10년간 금지됐다. 비판론자들은 헌재가 ‘정치적 결정’을 내렸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FFP의 강제 해산 과정은 현재 미얀마 상황과 가장 닮았다.

군부는 쿠데타 당일부터 가택연금 중인 수치 고문에게 계속해서 범죄 혐의를 뒤집어씌웠다. 현재 수치 고무는 불법 수입된 워키토키를 소지·사용한 혐의(수출입법 위반)와, 총선 과정에서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어긴 혐의(자연재해관리법 위반)는 물론 선동·뇌물수수·공무상비밀엄수법 위반 등 모두 7건의 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이대로 선고가 내려진다면 수치 고문은 40년 안팎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데, 그의 현재 나이가 75세인 점을 고려하면 정치 활동 재개는 불가능할 가능성이 크다.

훈센 총리가 37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캄보디아에서도 집권 세력이 야당을 강제 해산한 일이 있었다.

2018년 7월 총선을 앞두고 2017년 말 대법원은 제1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이 정부 전복을 꾀했다는 이유로 강제 해산하고 소속 정치인 118명의 정치활동을 5년간 금지했다. 당시 대법원장은 집권 여당의 상임위원이자 훈센 총리 측근이었다.

결국 집권당 캄보디아인민당(CPP)은 정치적 걸림돌을 제거함으로써 전체 125개 의석을 싹쓸이했고, 훈센 총리 역시 2023년까지 집권을 연장할 수 있게 됐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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