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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원들 어떻게 믿나”…‘코로나19 확산’ 대만, 재택근무 도입 ‘혼란’
재택근무=근무태만 동일시…기업들, 근무 형태 변화에 소극적
일부 기업서는 GPS 부착 등 근태관리 방안 검토도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거론돼왔던 대만에서 최근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재택근무 도입을 놓고 일선 직장 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일찍이 재택근무를 비롯한 원격근무가 일상화된 다른 나라들과 달리 갑작스러운 근무 형태 변화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데다, 재택근무와 근무태만을 동일시하는 기업문화가 깊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감염자가 집중된 수도 타이베이와 인근 신베이의 경계 단계를 4등급 중 3등급으로 높이는 등 이동·모임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18일부터 대학교를 제외한 모든 학교 등교를 2주간 금지된 상태고, 기업들 역시 재택근무 확대 등을 요청받은 상황이다.

하지만 외신 등에 따르면 여전히 다수의 기업들이 재택근무 도입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일부 기업은 재택근무를 하라는 정부의 주문에 완강히 저항했고, 3등급 경계가 적용된 첫 날에도 여전히 상당수의 근로자들이 출근했다”고 전했다.

재택근무 도입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출근과 업무를 동일시하는 대만의 기업문화다. 대만에서 작가로 활동하는 캐시 쳉은 “대만의 직장 문화 상에서 기업은 직원들이 가정에서 효율적으로 일한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 의류 제조업체에서 일을 하는 한 여성은 자신의 인사 담당자가 재택근무를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면서 “대만의 코로나19 피해가 늘고 있는 와중에도 경영진은 여전히 통근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의 경우 재택근무를 도입함과 동시에 직원들의 근무 상황을 감시하기 위해 업무 시간동안 일정 간격으로 조사를 진행하거나, GPS 태그를 부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한 여성은 최근 회사가 전체 직원의 50%에 대한 재택근무 도입을 발표하긴 했으나, 제대로된 가이드라인이 없어 제도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누가 집에 머무르고, 누가 출근을 해야할지를 모두 부서의 재량에 맡겼고, 때문에 직원들 중에서는 여전히 일주일 내내 출근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그러면서도 회사는 직원들에게 재택근무 중에도 8시간을 꼭 일해야하고, 휴일이 아니라는 점만 가조하고 있다. 회사는 직원에 대한 신뢰가 없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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