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 “말로만 기후위기, 행동 뒷전인 어른들...미래세대에 짐 떠넘겨” [H.eco forum 2021-기후위기시계를 마주하다③]
윤현정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 인터뷰
영화 ‘어스링스’에 충격 사회운동가로 변신
청소년, 기후 위기의 당사자지만 소외 당해
개인적인 작은 실천·정책에 대한 관심 중요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 청소년기후행동 사무실에서 만난 윤현정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가 피켓을 들고 2030년까지 탈석탄을 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상섭 기자

울산에 사는 한 평범한 청소년이 있었다. 그는 기후 위기에 대해 막연히 알고 있었지만,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어느 날, 그는 영화 ‘어스링스(Earthlings)’를 보고 충격에 빠졌다. 영화에는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이야기가 가득했다. 육식 섭취가 어떻게 기후 위기를 초래하는지 알게 된 그는 채식을 시작하고, 기후 위기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영화를 보고 고민에 빠졌던 학생은 2년 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소극적 기후 정책을 비판하는 사회운동가가 됐다. 윤현정(18) 청소년기후행동(이하 청기행) 활동가 이야기다. 그는 “청소년이야말로 기후 위기의 당사자이며, 주체”라고 강조했다. 윤 활동가는 오는 6월10일 서울 노들섬 다목적홀에서 열리는 제1회 ‘H.eco 포럼’(헤럴드환경포럼)에 강연자로 나서 행동하는 시민의 자세를 촉구할 예정이다.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 청소년기후행동 사무실에서 만난 윤 활동가는 기후 위기 교육이 사실상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등학교 통합사회 교과서에서는 기후 위기를 한두 페이지로만 다뤄요.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죠”라고 말했다.

그와 친구들이 이 문제로 피켓 시위를 했더니, 교육부는 엉뚱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는 “‘시위 같은 거 하지말고 동아리 만들어줄테니 동아리 활동이나 해라’고 말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정작 동아리에 들어가니까 선생님들은 몇 십 년 전 자료를 가지고 수업을 하셨죠. ‘제2의 그레타 툰베리’를 만드는 사업에 참여해달라는 요청도 받았어요 (웃음)”

이 외에도 윤 활동가가 ‘청소년’ 신분이라 겪는 고충은 많다. 그는 “기특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어른들은 칭찬으로 말하지만 활동가로서는 듣기 싫은 말이기도 해요”라고 말했다. 윤 활동가는 “제가 하는 일을 진지한 사회운동으로 바라보지 않고 ‘청소년이 기후 위기에도 관심을 가지네?’ 하는 느낌”이라며 “제가 무얼하든 청소년이라는 틀 안에 놓으니까, 무기력함을 느낄 때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청기행 회원은 100명이 넘는다. 회원 대부분은 13~18세 청소년이다. 활동가 대부분이 아직 중·고등학교를 다니거나 입시 준비생이라 주말에 만나 활동하거나 온라인 상에서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윤 활동가가 정부와 기성세대에게 가장 바라는 건 ‘신속한 행동’이다. 그는 “입으로는 기후 위기 벗어나자고 말하는데, 행동은 매우 느리다. 이런 행동이 미래 세대에게 짐을 지우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기행의 요구사항이 독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활동가는 “예를 들자면 2030년까지 공공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7년 대비 70%까지 줄인다는 주장은 전세계적인 흐름에 기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기행은 기후정의에 입각해 1.5℃ 아래로 지구온도 상승을 제한할 수 있는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을 요구하고 있다. 목표는 2030년까지 2017년(7.091억 t) 대비 70% 감축한 2.17억t 아래다. 현재 정부의 감축목표(2030NDC)는 2017년 배출량 대비 24.4%이다.

윤 활동가는 기후 위기에 관심 많은 사람들에게 “텀블러 쓰는 일과 같은 개인적 실천만큼, 관련된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하거나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정치인을 지지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대선 후보 중 3명이라도 기후 공약을 냈으면 좋겠다”면서 “대선 후보자 토론 방송에서 기후 위기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는 모습을 봤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김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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