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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깝고도 먼 20대, ‘남녀갈등’ 확산…“건설적 대화·토론 유도해야”[촉!]
20대 남녀, 성희롱에 대한 인식 차이 연령대 중 가장 커
전문가들, 생존경쟁·손해 안 보려는 성향 원인으로 지적
“감정적 표현 자제하고, 건설적 대화·토론 유도할 필요”
남녀 갈등 관련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상윤·김지헌·신주희 기자] 1980년대 초~2000년대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의 약자 ‘M’과 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태어난 Z세대를 아우르는 단어인 MZ세대. 미래를 짊어질 새로운 세대를 가리키는 용어이지만, 안타깝게도 이들 사이에 감정싸움이 벌어지며 남녀 갈등의 대명사로 자리잡고 있다. 서로 “남혐”(남성 혐오)와 “여혐”(여성 혐오)을 부르짖으며 첨예하게 맞서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MZ세대의 주요 특징 가운데 하나로 ‘남녀 갈등’이 꼽힌다. 다른 세대에 비해 불공정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일상의 다양한 주제 속으로 남녀 갈등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최근 각종 홍보·포스터를 중심으로 ‘남성 혐오’ 논란이 제기되고, 4·7 재·보궐선거 이후 여성 징병제 도입 논란까지 불거지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특히 지난 1일 편의점 GS25의 이벤트 홍보 포스터 역시 남성 혐오 논란에 불을 질렀다. GS25는 지난 1일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캠핑용 식품 구매자 대상의 경품 증정 이벤트를 홍보하기 위한 포스터를 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포스터 속 손 모양이 남성 비하 목적의 그림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논란이 확산되자 GS25는 포스터에서 문제가 된 부분을 삭제하고 사과했지만, MZ세대 남성들은 불매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재·보선 이후 정부·여당 일각에서 여성 징병제 논란이 불거지자 올라온 ‘여성 징병을 원한다’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도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됐다. 결국 맞불로 ‘소년병 징집’을 원한다는 국민청원이 올라오기까지 했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더욱 치열해진 ‘생존 경쟁’으로 각박해지고, 손해보지 않으려고 하는 특유의 성향도 갈등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자리가 넉넉했던 예전과 다르다. 서로가 한정된 자리를 놓고 싸우다 보니 서로를 돌아볼 여유도 만들지 못해 청년들이 생존 경쟁에 내몰렸다”고 말했다. 김수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MZ 세대는 손해에 대해서 상당히 솔직하다. 대학 안에서도 사소한 것이라도 손해에 대해서 민감하고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남녀 갈등을 이성 공격 수단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건설적 토론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도 제안했다.

정연보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다양한 논쟁을 성별 갈등으로 이슈화하는 것을 피하고 (각 문제에 대한)열린 토론이나 심층적 논의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오재호 경기연구원 연구위원도 “정치권, 언론, 공공에서 젠더 문제를 둘러싼 서로 다른 의견을 양극화하는 정보와 감정적 표현을 자제하고 건설적 대화와 토론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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