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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품 스니커즈 신으면서 밑창 관리에 돈을?…"소비=재테크' 공식 만드는 MZ세대[언박싱]
갤러리아백화점의 프리미엄 리셀링 슈즈 편집샵 '스태디엄 굿즈' 모습. [갤러리아백화점 제공]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경기도 부천에 사는 2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명품 지갑을 구매했다. A씨는 “명품은 되파는 경우를 생각해 인기제품 위주로 구매하고, 실제로 가방을 거의 구매가격과 비슷하게 되판 적도 있다”며 “이런 방식의 중고거래에 익숙해지면서 자동차까지도 그렇게 손해 안보고 자주 바꿔타는 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MZ(밀레니얼+Z)세대의 통큰 소비 뒤에 믿는 구석이 있다면 바로 중고거래다. 명품으로 플렉스(Flex)를 하지만, 다시 팔게 될 경우를 위해 스니커즈 밑창을 보강하는 관리 제품을 사용하는 ‘짠테크’의 모습을 동시에 드러내는 것이 MZ세대의 특징이다.

MZ세대의 일상에 중고거래가 깊숙이 파고든 것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모바일인덱스를 통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쇼핑앱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고거래앱 사용자수는 1년 새 141% 증가한 1640만5219명을 기록했으며, 특히 주요 쇼핑 업종 가운데 20대 비율이 약 3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젊은 사용자가 많은 번개장터의 경우 연령별 인기 쇼핑앱 순위에서 10대 남성에서 3위, 20대 남성에서 4위라는 높은 순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꼽은 올해 10대 트렌드 중 하나인 ‘N차 신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소유보다 경험에 초점을 두는 MZ세대는 새 상품보다, 여러 차례(N차) 거래된 중고라도 합리적인 가격에 취향에 맞는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를 즐긴다. 누구나 살 수 있는 신상품보다 중고라도 한정판이 더 가치있어지면서, 스니커즈 리셀(Resell·재판매) 전문 플랫폼이 늘었고 ‘스니커테크’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MZ세대를 겨냥한 백화점에서 빠질 수 없는 것도 중고 리셀 매장이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이 지난해 12월 리뉴얼 오픈하면서 업계 최초로 스니커즈 리셀 매장 ‘아웃오브스탁’ 매장을 열었고, ‘더현대서울’에는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만든 스니커즈 리셀 전문 매장 ‘브그즈트 랩(BGZT Lab)’과 명품시계 리셀 숍 ‘용정콜렉션’이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전 세계 최초로 프리미엄 리셀링 슈즈 편집샵 ‘스태디움 굿즈’와 해외 파트너 협약을 맺고 압구정 명품관 내에 매장을 열었다.

기존 유통매장들도 중고수요 잡기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GS25는 당근마켓과 업무협약(MOU)을 맺었고, 이마트24에는 비대면 중고거래 플랫폼 파라바라가 입점했다. 롯데쇼핑은 아예 경영권 인수까지 염두에 두고, 중고나라 지분 인수에 나섰다.

이준영 상명대 경제금융학부(소비자학 전공) 교수는 “소비에 대한 여러 편견들이 사라지는 맥락 속에서 중고거래도 활발해졌다”며 “예전과 달리 디지털 플랫폼이 활성화되고, 리셀마켓도 많은 환경 속에 소비하면서 재테크에도 신경쓰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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