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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치파겟돈’이라는데...한국은 ‘파업 리스크’ 최고조
美CNBC “2023년까지 반도체 수급난 고조”
파업으로 내우외환 속 국내 산업계 악화일로
전문가 “정부·노사 원팀으로 협력관계 구축”
차량용 반도체 글로벌 점유율 1위인 인피니언의 오스트리아 빌라흐 공장. [로이터]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차 생산라인 모습. [연합]

글로벌 반도체 쇼티지(수급난) 여파로 완성차와 가전 등 주요 제품이 심각한 생산 차질을 빚는 가운데 국내 산업 현장 곳곳에서는 ‘파업 리스크’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여기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까지 높아지면서 자칫 산업계의 활력 자체가 크게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우외환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경제계를 중심으로 “정부와 노사가 ‘원팀’이 되어 적극적인 협력관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023년까지 반도체 ‘치파겟돈’”=12일(현지시간) 미국의 CNBC는 현지 전문가들의 멘트를 인용해 “반도체 수급난 상황이 오는 2023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CNBC는 “오늘날 반도체는 플레이스테이션5와 칫솔, 세탁기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에 존재한다”면서 “일각에서는 현재의 반도체 수급난 상황에 대해 ‘치파겟돈’(Chipageddon, 칩+아마겟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플루리미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의 패트릭 암스트롱 최고정보책임자(CIO) 역시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앞으로 18개월 정도 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회사인 대만 TSMC가 최근 내놓은 시장 예측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라 더욱 주목된다. 마크 리우 TSMC 회장은 지난 2일 미국 CBS ‘60분’ 프로그램에 출연해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최소한도 수요를 다음 달 말까지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자동차용 반도체가) 충분한 공급이 이뤄지기까지 앞으로 7~8개월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차량용 반도체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인 독일 인피니언 측 한 인사는 지난 6일 “반도체 업계가 지금까지 없던 미지의 영역으로 접어들고 있다”면서 성급한 시장 상황 전망에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협회 전무는 “이번 반도체 공급 부족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면서 “전 산업분야에서 수요가 많아지니 공급을 늘려야하고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데, 정부의 역할은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책을 시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파업으로 내우외환...산업계 “정부·노사 ‘원팀’ 절실”=이 같은 반도체 수급난 속에 국내 산업계 상황도 악화일로로 치닫는 모습이다. 완성차 업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잠잠했던 노조 리스크가 본격적인 불거지는 모양새다.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르노삼성차가 대표적이다.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 인상과 격려금 700만원 지급을 요구하며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프랑스 르노그룹의 수익 전략에 따라 사측이 순환휴직과 1교대를 추진하자 노조는 전면 파업을 강행했고, 유럽 수출 물량 확보가 중요한 시기에 사측은 부분 직장 폐쇄를 결정했다. 노조 측은 지난 6일과 10일에 이어 13일 약 400명 규모의 집회를 진행했다.

올해 임금 협상을 준비 중인 한국지엠(GM)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반도체 부족으로 지난 2월부터 부평2공장의 가동을 절반으로 줄인 이후 극심한 생산 차질이 계속되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오는 14일까지 임시대의원대회를 갖고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한다. 지난해 11년 만에 처음으로 기본급을 동결한 것과 달리 올해는 지난달 설립된 사무연구직 노조가 변수로 지목된다.

삼성그룹도 지난해 5월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한 지 1년만에 첫 파업의 기로에 섰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오는 14일까지 중앙노동위원회의 노동쟁의 조정 절차를 진행한다. 중노위가 이날까지 조정을 진행한 뒤 노사간 견해차를 좁힐 수 없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이번 주말부터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노조 측은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노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재적 대비 71.8%의 찬성률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도 임금을 둘러싸고 노사가 갈등을 빚고 있다. 노사는 올해 2월 잠정합의안을 만들었지만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달 20일부터 23일까지 부분 파업까지 벌였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품질·비용·시간·생산성 등 모든 평가에서 (한국 기업들의 순위가 악화하고 있다”며 “경영층과 근로자, 협력업체들이 한 팀이라는 인식 아래 적극적인 협력 관행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찬수·양대근·정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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