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여권 대선 유력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나란히 호남을 방문해 민심 잡기에 나섰다. 본인들의 지역적 기반이자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 지지세를 선제적으로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13일 조선대학교 강연을 시작으로 나흘간 광주를 방문하는 ‘진심일정’을 잡았다.

특히 이튿날부터 매일 아침 5·18묘역 묘비를 닦는 일정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 전 대표측 관계자는 “5.18에 대한 이 전 대표의 ‘진심’을 담은 일정이라는 뜻”이라며 “매일 묘비를 닦는 일정이 어떻게 비춰질지 알 수 없지만, 그렇게라도 호남과 5.18에 대한 진심을 보여주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진심일정 기간 동안 말바우·남광주시장과 아시아문화전당 ACT센터를 방문하고, 광주형 일자리기업인 GGM과 광주 트라우마센터를 찾는다. 마지막 방문일인 오는 16일에는 ‘이낙연의 ’광주선언(가칭)‘을 밝힐 방침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청년‘과 함께 ’지역‘을 문재인 정부의 아픈 손가락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특히 호남민심을 잡지 않으면 사실상 대권도전은 어렵다. 호남에 대해 진심을 담은 메시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하루 앞선 지난 12일 전주를 찾아 전북도의회 전현직 의장단, 청년창업가 등과 잇따라 간담회를 개최했고, 이날 송영길 민주당 대표-상임고문단 간담회 참석을 위해 잠시 국회를 찾아 이 전 대표와 마주한 뒤 다시 전북 방문 일정을 재개한다. 14~15일에는 군산과 정읍에서 전북수산업연합회, 샘고을시장상인회, 농민단체연합회 등과 만날 예정이다. 이후엔 광주를 찾을 계획이다.

정 전 총리는 최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호남미래포럼‘에서 “우리는 무등의 정신으로, 담대한 정신으로, 더 평등한 대민으로 가야 한다. 우리가 직면한 위기 상황을 감안했을 때 지금은 김대중(DJ) 전 대통령 같은 준비된 리더십이 절실한 때”라며 호남 출신으로 DJ의 적통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내 예비경선이 다가오면서 전남 영광 출신인 이 전 대표와 전북 진안 출신인 정 전 총리간 ’민주당의 호남 대표주자라는 이미지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강으로 자리잡은 만큼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측은 지역기반부터 다진 후 세를 넓히려는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호·배두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