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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미래권력을 향한 ‘黨의 시간’
당-청·비주류-친문 목소리 균열
부동산·인사·靑과 본격 거리두기
당청-당내 갈등도 본격화 조짐
재보궐 패배 이후 예견된 수순
靑-지도부 상견례 전 조율 예상
더불어민주당 초선모임(더민초) 의원들이 임혜숙·박준영·노형욱 등 장관 후보자에 대한 “최소 1명 지명철회”를 당지도부와 청와대에 요구하며 쇄신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2일 기자회견하는 더민초. 이상섭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장관 후보자 3인 중 일부 지명철회 요구를 청와대에 공식 전달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그간 이어져온 당청 간 ‘원 보이스’ 기조에 균열이 시작됐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미래권력을 향한 ‘당의 시간’이 본격화하면서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말 당 주도의 정국이 가속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13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 마감 시한인 내일(14일)이 공교롭게도 새 당 지도부와 청와대의 상견례가 있는 날”라며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오늘 중 청와대와의 사전 조율(의견 전달)이 마무리 되고 만남을 갖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문 대통령과 만나기 전에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 ‘장관 후보자 중 최소 1인 이상의 지명 철회’ 의견을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민주당 새 지도부와 문 대통령은 당초 14일 첫 상견례 오찬을 갖기로 했으나 방역수칙을 고려해 티타임으로 변경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당내 친문 진영에서 “청문보고서 채택을 각 상임위 결정에 맡기라”며 지도부가 청와대에 지명 철회 요구를 해선 안된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선 “원론적으로는 맞는 이야기지만 정치가 원론으로만 되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야당과의) 협상과 조율이 정치의 현장”이라고 말했다. 새 지도부 출범 이후 당내 갈등은 이미 상당 부분 표면화된 상태다.

이 같은 당청·당내 ‘원팀’, ‘원 보이스’ 기조의 균열은 이미 지난 4.7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예견된 필연적 수순이라는 평가다. 대선을 1년 남긴 시점에서 민심의 철퇴를 맞았기 때문에 당이 변화를 주도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친문 색채가 옅은 송영길 대표가 친문 핵심인 홍영표 의원을 누르고 신임 당 대표가 되면서 원 보이스 균열의 가속화가 예상됐다.

이에 문 대통령은 송 대표 취임 후 첫 통화에서 “원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등 당청 간 충돌을 경계해왔지만 송 대표는 공공연히 “당이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고 밝혀왔다. 송 대표는 지난 11일 재선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도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당이 청와대에 끌려가선 안된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민주당 초선의원 81명이 속한 초선모임(더민초)에서 공개적으로 “최소 1인 지명 철회” 목소리가 터져나온 것도 송 대표의 부담을 덜어준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친문 진영과의 당내 역학구도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던 송 대표로서는 더민초의 집단 반발을 계기로 새 지도부와 청와대의 정면충돌 모양새를 피해 다른 목소리를 전달할 명분을 쌓은 셈이다. 실제 더민초의 지명 철회 요구 이후 청와대의 기류도 ‘일부 수용’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문 대통령으로서도 초선 의원들이 단체로 낸 목소리를 무시하고 전원 임명을 강행하는 것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당청 원보이스 기조에 균열이 점점 심화할 경우 문 대통령의 임기 말 국정운영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국정운영 동력이 급격하게 당에게 쏠리면서 문 대통령의 레임덕이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체제 때 특히 당청 간 ‘원 보이스’를 강조해왔다”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한 것이었지만 재보선에서 크게 혼이 났기 때문에 이제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쪽으로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수순”이라고 말했다. 배두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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