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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용·소득에 주거까지 불안...MZ세대 ‘분노 경제’ 키운다 [창간 48주년 MZ세대를 엿보다 ②정책 영향력]
심각한 자산격차...노동 통한 미래희망 잃어
절박감에 ‘영끌’...주식·가상시장서 분노 투자
“내 인생이 더 위험” 위험자산에 빚투 모험도
미래계획 가능한 사회·경제정책 대전환 시급

최악의 청년실업으로 인한 고용불안과 소득불안에, 부동산 폭등에 따른 주거불안까지 겹쳐면서 2030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부동산과 주식시장, 가상화폐 등 자산시장의 질서를 뒤흔드는 등 정책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평생 벌어도 내집 한 칸 장만하기 어려운 현실에 분노하고, 미래희망도 사라지면서 정직한 노동보다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가상화폐에 올인한다. MZ세대 ‘분노 경제’ 현상의 한 단면이다.

절박한 2030으로 통칭되는 MZ세대는 인생 한 방을 노리는 ‘영끌 빚투’에 위험한 줄타기의 연속이다. 이런 ‘막가파식’ 투자행태에 대해 “코인의 위험보다 내 인생이 더 위험하다”는 인식을 보인다. MZ세대의 상실감의 뿌리는 기성 경제질서에 대한 분노와 미래 불안이다.

노동을 통한 자아실현과 사회 기여, 경제적 안정을 도모하기보다 불로소득으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대박 신드롬을 쫓고 있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부동산, 증시 등 국내 자산시장의 주역은 40대 이상이었지만 기류가 바뀌면서 2030이 전면에 등장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풀린 유동성 홍수 속에 영끌 빚투를 앞세운 2030이 부동산 시장을 쥐락펴락했다.

작년 7월 이후 2030 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비중은 40%대에 달한다. 주식시장에서는 이들이 주축인 동학개미들이 코스피지수를 3000선 위로 밀어 올렸다.

작년 주식 보유금액 증가율은 20대가 121%, 30대가 92.6%였다. 작년에 주식 투자를 시작한 300만명 중 53.5%인 160만명은 30대 이하였다.

이들은 올해엔 가상화폐 시장으로 몰려들어 시장을 주도하며 가상화폐의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등 4대 거래소의 신규 가입자 250만명 가운데 2030 비중은 63.5%에 달했다.

특히 이들은 “가상화폐는 화폐도 아니고 내재가치도 없다”고 말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현재 서울의 아파트 평균가격은 11억원, 수도권 아파트의 중위 매매가격은 7억원에 달해 영끌을 해서도 집을 사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4년새 83.0%나 오른 서울 아파트 가격은 월급이 쥐꼬리만큼 오르는 MZ세대에게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빼앗아가는 단초가 됐다. 집 투자 대열에 뛰어들기 어려운 젊은층은 위험도는 높지만 잘하면 한몫 잡을 수 있는 증시와 코인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MZ세대가 건전한 노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자아실현을 하면서 개인적 부도 축적할 수 있는 사회구조를 만들기 위한 경제정책 전환 등 세밀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질 좋은 일자리와 안정적인 소득기반을 제공해 젊은층이 자산을 모으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도록 산업정책 전반을 돌아보고 우리경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지금과 같은 MZ세대의 영끌 빛투와 대박신드롬이 지속·확산할 경우 건전한 경제선순환이나 지속적인 기술혁신 및 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경제의 확대재생산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정부의 정책추진을 어렵게 만들고, 국가경쟁력 훼손 등 부작용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임무송 금강대 공공정책학부 교수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AI가 인간노동을 대체하면서 중간수준 일자리는 사라지고 노동에 기반한 소득체계만으로는 더이상 안정적인 삶을 보장하지 못하게 된 만큼 하루빨리 공장제 산업화시대의 노동체제를 디지털시대에 맞게 혁신해야 한다”며 “청년들에게 일자리와 공정한 경쟁 기회를 보장하고, 노력과 성과를 공정하게 보상하는 일자리 개혁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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